구글이 사용자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위치정보를 저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미국 프린스턴대 컴퓨터공학 연구자들과 공동 취재한 결과 구글이 자사의 지도 서비스 ‘구글 맵스’에서 사용자 동의를 받지 않고 위치정보를 수집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은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사용할 경우 동의를 미리 얻는다. 사용자가 동의만 했다면 구글 맵스 내 ‘타임라인’ 기능을 통해 분 단위로 이동 기록을 상세히 볼 수 있다. 다만 사생활 침해 위험이 있어 사용자가 원하면 위치 기록 기능을 끌 수 있게 했다. 위치 기록 기능을 끄면 “위치 기록을 끄면 당신이 가는 곳이 더는 저장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뜬다.

AP통신 취재 결과 이런 안내는 사실이 아니었다. 위치 기록 기능을 꺼도 일부 서비스가 자동으로 위치정보를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위치 기록을 끈 상태에서 구글 맵스를 열면 자동으로 일기예보를 갱신하면서 사용자 위치를 저장하는 식이다. AP통신은 20억 명 이상의 구글 서비스 이용자가 위치 및 개인정보를 침해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구글은 즉각 반박했다. 구글은 AP통신에 보낸 성명을 통해 “구글은 위치 기록 기능을 사용자에게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언제라도 위치 기록을 지울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위치 기록을 끄더라도 웹과 앱(응용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하면 구글은 지속적으로 위치 기록을 수집한다고 지적했다.

조너선 메이어 프린스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구글이 사용자 환경설정을 위반해 위치정보를 저장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사용자가 위치 기록을 끄도록 허용하면 그 기록을 유지 및 관리하는 모든 시스템도 함께 꺼져야 한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