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 김지은 씨(33)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53·사진)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검찰이 재판부에 요청했다.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여겨지던 안 전 지사가 위계와 권력을 이용해 헌신적으로 일한 수행비서에 범한 중대범죄”라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또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이수 명령과 신상공개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오전 김씨는 공판에 출석해 자신이 안 전 지사로부터 받은 피해와 폭로 이후 받은 고통을 상세히 증언했다. 김씨는 “(성폭행 공개 이후) 저는 통조림 속 음식처럼 죽어지냈다”며 “나만 사라진다면, 내 가족과 지인들의 괴로움을 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강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이중인격자’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피고인은 차기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그 위세와 권력을 이용해 그동안 연약하고 유약한 사람들의 노동도 착취했고, 성도 착취했고, 영혼까지 파괴했다”고 진술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제게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셨던 분들, 고통을 겪었을 고소인에게 모두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이어 “다만 이거 하나만큼은 말씀드리고 싶다. 어떻게 지위를 갖고 인권을 빼앗겠나”며 “사회적·도덕적 책임은 회피하지 않겠지만 범죄 여부에 대해서는 판사님이 판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선고기일은 오는 8월14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