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늑장 조문에 민주당 지도부 안 보여" 분통
청와대·여당 해병대 헬기 사고 순직 장병 홀대 논란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 헬기 사고로 순직한 장병 유족을 홀대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17일 사고가 난 이후 영결식 전까지 분향소에 조화만 보냈을 뿐 조문 인사를 보내지 않았고 민주당 지도부도 분향소나 영결식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이 23일 오전 9시 20분께 헬기 순직 장병 합동영결식이 열린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도솔관을 찾았지만 로비에서 유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낚싯배 사고가 났을 때는 긴급 성명을 내더니 군 장병이 순직했는데 참 일찍도 조문객을 보냈다"고 가슴을 밀치며 따졌다.

다른 유족은 "자유한국당에선 조문하러 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안 와보느냐"며 "조문은 이미 다 끝났으니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자유한국당에서는 22일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박명재, 김정재, 강석호 국회의원 등이 조문했다.

23일 영결식에는 자유한국당 박명재·정종섭, 바른미래당 하태경·유승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는 김병기 의원이 유일했다.

일부 유족은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직원들과 영화를 관람한 것에도 "유가족은 가슴이 타는데 앉아서 영화관람이나 하느냐"고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비서관은 영결식 일정을 고려해 현장에서 물러났다가 영결식이 시작되자 도솔관 2층에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유족 대표인 박영진 변호사는 김 비서관을 가리켜 "유가족이 가라고 했는데도 억지로 들어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영결식에 우리가 함께하지 못했지만 참으로 비통한 심정"이라며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