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파손된 대한항공기 엔진 [사진=연합뉴스]
사고 당시 파손된 대한항공기 엔진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6년 1월 25일 오후 11시 제주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KE1275기가 착륙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사고를 당해 오른쪽 날개 엔진이 찌그러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활주로에 대한항공기와 부딪힌 다른 비행기나 시설물은 없었다. 제주공항은 활주로 곳곳에 떨어진 엔진 파편을 수습하며 사고 원인을 찾았지만 밝혀진 것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당시 대한항공 여객기 엔진을 망가트린 물체의 정체가 드러났다. 바로 활주에 쌓여있던 눈이었다.

이같은 사실은 대한항공이 최근 한국공항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알려지게 됐다.

대한항공기가 사고를 당한 것은 제주공항이 기록적인 폭설과 강풍으로 운항이 전면 중단돼 수만명의 여행객이 고립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던 와중이었다.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이후에도 섬에 고립된 수많은 여행객을 신속히 수송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이때 대한항공 KE1275기가 제주에 발이 묶인 여행객을 수송하기 위해 승무원 10명만 태우고 김포에서 제주공항으로 날아왔고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 안쪽 갓길에 쌓여 있던 1.5m의 눈더미에 부딪힌 것이었다.

당시 제주공항 직원들이 제설작업을 벌였지만 워낙 눈이 많이 내려 제설이 미흡했던 것이다. 당시 한라산 최고 적설 기록은 164㎝로, 성인 키만큼 눈이 쌓일 정도로 눈이 많이 내렸다.

대한항공은 최근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항공사에 기체 수리비 등으로 약 50억원이 나왔다고 통보했다.

대한항공과 공항공사, 제주항공청 간 책임의 정도와 손해액 등에 대한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못해 대한항공은 합의보다는 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소송을 제기하면 응소해 법원이 인정한 책임 범위만큼 배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파손된 대한항공기 엔진 [사진=연합뉴스]
사고 당시 파손된 대한항공기 엔진 [사진=연합뉴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