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전 아나운서 "MBC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
박범계 대변인 "MBC 방송 장악의 몸통이자 공정성 훼손의 표상이었던 배현진 전 앵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자유한국당이 배현진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영입한데 대해 "MBC 방송 장악의 몸통이자 공정성 훼손의 표상이었던 배현진 전 앵커의 어두운 과거를 ‘피해자’라고 포장했다"고 밝혔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배현진 전 앵커의 어두운 과거를 ‘피해자’라고 포장하는 자유한국당에 도대체 언론이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난 2012년 방송 공정성을 위한 MBC 파업 이후 MBC 뉴스는 ‘공정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그래서 ‘아무도 보지 않는 방송’으로 전락했다"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취재에만 매달리던 참기자들은 거리에 내몰리고 영민한 처세술의 달인들만 득세했던 그 MBC의 역사를 우리는 안다"고 전했다.
배현진, 자유한국당 입당 /사진=연합뉴스
배현진, 자유한국당 입당 /사진=연합뉴스
박 수석대변인은 "‘최장수 뉴스데스크 앵커’라는 배현진 전 앵커의 그 ‘최장수 기간’이 바로 정확히 ‘MBC 암흑기’ 그 자체다"라면서 "배현진 앵커는 이제라도 그 부끄러움을 안다면 ‘국정농단의 본진’으로 발걸음을 옮겨선 안된다. 배현진 전 앵커의 선택이 이번만은 장밋빛이 아닐 것이다"라고 저격했다.

배현진 전 앵커는 이날 입당식에서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의 '자유'라는 가치가 파탄에 놓인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우려를 느꼈다"며 정치권 입문 계기를 밝혔다.

배 전 앵커는 "10년간 MBC에서 일하면서 방송은 소명이라고 생각했고 뉴스를 사랑하고 매진했다"면서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고 있던 2012년 민주노총 주도 대규모 파업 당시 앵커였던 저는 파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노조를 탈퇴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차가 어린 여성 앵커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석달 전 정식 인사 통보 받지 못하고 쫓겨나듯 뉴스에서 하차해야 했다. 시청자들께 마땅히 올렸어야 할 마지막 인사도 드리지 못했다. 그 이후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 업무발령 기다리며 대기상태로 지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업에 반대했던 동료 언론인들은 세상이 알지못하는 부당한 일들을 온 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면서 "MBC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 저는 이런 현상이 MBC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가치 '자유'가 파탄 위기에 놓인 것이 아닌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우려가 생겼다"고 입당 소감을 전했다.

배 전 앵커는 이전 김재철·김장겸 전 사장 시절 노조의 파업에 참여하지 않다가 지난해 MBC 장기 파업 후 경영진이 교체되고 파업에 참여했던 직원들이 대거 복귀하면서 발령대기됐다.

최승호 사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배현진 앵커와 관련, "본인이 계속 일하길 원한다면 역할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시 뉴스에 출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