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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대부'의 두 얼굴… 약자 앞세워 폭행·재물손괴

수화통역사·복지시설 원장 사칭
불법행위로 수차례 구속되기도
한때 정치권서 복지위원 활동
서울 용산에서 임대업을 하는 곽모씨(76)는 2015년 4월 세입자 한 명을 받았다. 자신을 청각장애인 돌봄시설 원장이라고 소개한 이모씨(56)였다. 이씨는 갈 곳 없는 청각장애인 6명을 돌보며 숙식을 제공했다. 곽씨는 자신의 집이 공익 시설로 쓰인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그러나 보람은 두 달 만에 깨졌다. 이씨는 “사정이 어렵다”며 월세 15개월치 1500만원을 미뤘다.

참다못한 곽씨는 지난해 8월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해 강제퇴거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자 지난 20일 이씨는 용접해 둔 출입문을 뜯고 눌러앉았다. 결국 곽씨는 “약자를 앞세워 불법 행위를 하는 파렴치한”이라고 서울 용산경찰서에 이씨를 재물손괴죄 혐의로 고소했다.

‘청각장애인의 대부’로 불리던 미신고 복지시설 원장 이씨는 1997년부터 수화통역사와 복지시설 원장을 사칭해왔다. ‘사랑의 빵 나누기’ ‘수화 뮤지컬’ 등을 진행하며 ‘청각장애인의 대부’로 불렸다. 2010년엔 한 정당의 중앙위원회 사회복지분과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장애인을 앞세워 불법 행위를 일삼다 구속된 일만 수차례다. 2011년에는 장애인 수당 부정수급 사건을 조사하던 전남도청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2013년엔 수화통역사와 목사를 사칭해 장애인 관련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다. 당시 그를 고소한 용산구청 공무원은 이 공로로 그해 ‘서울시 청렴실천 우수사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작년에는 2급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사실과 관련해 다른 장애인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씨가 1997년부터 운영 중인 미신고 복지시설은 불법이다. 정부는 미신고 시설에서 장애인 인권 침해 등 불법이 계속되자 2002~2006년 미신고 시설 양성화 정책을 펼쳤다. 당시 미신고 복지시설 1228개 가운데 779곳(62%)이 신고시설로 전환됐다.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애인을 앞세워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는 미신고 시설이 여전히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진/양길성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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