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술 시장 위축되었지만 건강 생각해 음주 전후 찾아
음료·제약사 연말 대목 겨냥 단맛 강화·필름형 제품 출시
소주값 6배 프리미엄 제품도
연말 ‘송년회 대목’을 맞아 음료·제약업체들의 숙취음료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주변에 티 나지 않게 먹을 수 있는 환·젤리 제품, 특유의 약맛을 없애 맛을 개선한 제품, 성분을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 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프리미엄시장 ‘꿈틀’
CJ헬스케어는 지난달 ‘컨디션CEO’를 출시했다. 기존 헛개 컨디션에 월계수 잎과 선인장 열매(백년초) 등 숙취 증상 개선 성분을 추가했다. 용량은 50% 늘었는데 가격은 1만원으로 기존 제품(4000원)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 편의점 소주 판매 가격(1650원)의 6배다.
◆맛있는 제품부터 필름형까지
맛과 재미, 편리성을 강화해 틈새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들도 잇따르고 있다.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CJ헬스케어의 ‘컨디션’이 출시된 1992년 이후 컨디션, 그래미의 ‘여명808’,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3강 체제가 이어져 왔다. 이들 제품은 소비자에 따라 “효과는 있지만 특유의 약맛이 난다”는 평가도 있었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 해태htb는 지난 7일 숙취해소 성분을 넣은 ‘갈아만든배 by 숙취비책’을 내놓으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표고버섯 균사체와 헛개나무 열매 추출 농축액 등이 들어있고, 무엇보다 기존 제품 대비 맛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식혜 음료에 헛개나무 열매 추출액을 넣은 팔도의 ‘비락 헛개식혜’도 같은 이유로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음료가 대세긴 하지만 환이나 젤리형 숙취해소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독의 젤리제품 ‘레디큐-츄’는 여성 소비자가 많이 찾는 데다 중국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초 품귀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11월 매출은 전달보다 두 배 증가했다. 2013년 출시된 상쾌환은 지난달 누적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올초에는 필름업체와 바이오업체가 손잡고 입에서 녹여 먹는 필름형 숙취해소제 ‘편안타확깨’를 내놓기도 했다.
주류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숙취해소제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숙취해소제품 판매액은 1557억원으로 전년(1353억원)보다 15% 증가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판매액도 전년 동기보다 15% 늘어난 1487억원이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