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번역전쟁 2라운드…'앱'에서 '이어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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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네이버, 자동 통번역 기능 탑재된 이어폰 출시
업계 "AI 플랫폼, 이어폰으로까지 확장"
업계 "AI 플랫폼, 이어폰으로까지 확장"
# 직장인 최모씨(31·여)는 최근 길에서 갑자기 스마트폰을 건네는 외국인 때문에 깜짝 놀랐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니 구글 번역기 앱(응용프로그램)이 실행돼 있었다. 거기에는 '롯데백화점에 어떻게 가야 하나요'라는 중국어 질문이 한국어로 번역돼 적혀 있었다. 스마트폰 번역기를 사용해 방법을 알려주면서 '편리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동시에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정확한 정보를 줬음에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대화를 주고 받은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번역 앱이 보편화되면서 해외에 나갔을 때나, 외국인이 한국에서나 편리하게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의 '구글번역'이나 네이버의 '파파고', 한글과컴퓨터의 '지니앱' 등 번역 앱이 다양하게 출시됐고 업그레이드를 통해 편의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머신러닝(기계학습)과 딥러닝(심층학습)을 통해 자연어 번역도 자연스러워졌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번역이 가능한 언어도 늘어났다. 사용자들이 많은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등의 번역 정확도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며 듣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간단한 대화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번역 앱을 통해 외국인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는 어렵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어색함도 옛날 일이 될지 모른다.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만 있어도 실시간으로 통역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어서다. 스마트폰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대화하거나 중간에 어떤 기기없이 '이어폰만으로'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기 때문이다. 앱이 번역이라면 이어폰은 통역 형태에 가깝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네이버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연이어 실시간 통역을 지원하는 무선 이어폰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인 이어폰과는 달리 보청기와 같이 귀 속에 넣는 '이어버드' 형태의 무선 이어폰이다.
구글은 지난 10월4일 구글 번역 서비스와 연동해 40개국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 주는 무선 이어폰 '픽셀버드'를 선보였다. IBM은 지난해 아이트랜슬레이트(iTranslate)와 연동해 통역하는 이어폰 '대시프로'를 출시했다. 네이버도 '파파고' 기능을 탑재해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이어폰 '마스'를 한국에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픽셀버드·대시프로·마스 등 통역을 지원하는 이어폰의 원리는 간단하다. AI를 이용해 음성으로 대화를 하면 번역된 내용을 이어폰을 통해 들려준다. AI 기능을 이용해 음성으로 실시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통번역 앱과 차별성이다.
예를 들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기만 하면 마이크 등의 별도 기기 없이 상대방의 말을 이어폰을 통해 자동 번역해 들려준다. 일종의 통역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눈빛을 나누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진다. 구글도 올해 10월 픽셀버드 론칭 때 스웨덴 언어를 사용하는 여성과 영어를 사용하는 남성이 대화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자연스러움'을 강조해 홍보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통번역 시장이 '기능'을 중점에 둔 앱 경쟁에서 스피커나 이어폰과 같이 '활용'을 중심으로 한 경쟁구도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번역 앱에서 경쟁관계였던 구글과 네이버가 이어폰을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것도 이러한 단계라는 설명이다. 이른바 번역전쟁 2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다.
이어폰은 AI 기술이 펼쳐질 새로운 플랫폼으로 '스피커' 못지 않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스피커는 집 안이나 사무실 등 한정된 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이어폰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AI 기술이 적용돼 활용할 수 있다.
이어폰은 AI 생태계 확장에 있어서도 매력적인 하드웨어 기기로 평가된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현대인들의 필수품 중 하나가 이어폰이기 때문이다. 스피커는 집에 한 두개가 필요하지만, 이어폰은 가족 구성원대로 필요해 그만큼 개인화된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스피커 못지 않게 이어폰이 새로운 AI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통번역 시장이 앱에 이어 이어폰을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진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번역 앱이 보편화되면서 해외에 나갔을 때나, 외국인이 한국에서나 편리하게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의 '구글번역'이나 네이버의 '파파고', 한글과컴퓨터의 '지니앱' 등 번역 앱이 다양하게 출시됐고 업그레이드를 통해 편의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머신러닝(기계학습)과 딥러닝(심층학습)을 통해 자연어 번역도 자연스러워졌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번역이 가능한 언어도 늘어났다. 사용자들이 많은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등의 번역 정확도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며 듣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간단한 대화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번역 앱을 통해 외국인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는 어렵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어색함도 옛날 일이 될지 모른다.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만 있어도 실시간으로 통역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어서다. 스마트폰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대화하거나 중간에 어떤 기기없이 '이어폰만으로'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기 때문이다. 앱이 번역이라면 이어폰은 통역 형태에 가깝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네이버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연이어 실시간 통역을 지원하는 무선 이어폰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인 이어폰과는 달리 보청기와 같이 귀 속에 넣는 '이어버드' 형태의 무선 이어폰이다.
구글은 지난 10월4일 구글 번역 서비스와 연동해 40개국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 주는 무선 이어폰 '픽셀버드'를 선보였다. IBM은 지난해 아이트랜슬레이트(iTranslate)와 연동해 통역하는 이어폰 '대시프로'를 출시했다. 네이버도 '파파고' 기능을 탑재해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이어폰 '마스'를 한국에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픽셀버드·대시프로·마스 등 통역을 지원하는 이어폰의 원리는 간단하다. AI를 이용해 음성으로 대화를 하면 번역된 내용을 이어폰을 통해 들려준다. AI 기능을 이용해 음성으로 실시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통번역 앱과 차별성이다.
예를 들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기만 하면 마이크 등의 별도 기기 없이 상대방의 말을 이어폰을 통해 자동 번역해 들려준다. 일종의 통역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눈빛을 나누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진다. 구글도 올해 10월 픽셀버드 론칭 때 스웨덴 언어를 사용하는 여성과 영어를 사용하는 남성이 대화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자연스러움'을 강조해 홍보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통번역 시장이 '기능'을 중점에 둔 앱 경쟁에서 스피커나 이어폰과 같이 '활용'을 중심으로 한 경쟁구도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번역 앱에서 경쟁관계였던 구글과 네이버가 이어폰을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것도 이러한 단계라는 설명이다. 이른바 번역전쟁 2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다.
이어폰은 AI 기술이 펼쳐질 새로운 플랫폼으로 '스피커' 못지 않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스피커는 집 안이나 사무실 등 한정된 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이어폰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AI 기술이 적용돼 활용할 수 있다.
이어폰은 AI 생태계 확장에 있어서도 매력적인 하드웨어 기기로 평가된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현대인들의 필수품 중 하나가 이어폰이기 때문이다. 스피커는 집에 한 두개가 필요하지만, 이어폰은 가족 구성원대로 필요해 그만큼 개인화된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스피커 못지 않게 이어폰이 새로운 AI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통번역 시장이 앱에 이어 이어폰을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진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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