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블랙리스트 중 한명으로 지목된 배우 김규리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 장면.
MB블랙리스트 중 한명으로 지목된 배우 김규리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 장면.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주요 공영방송 프로듀서(PD), 기자, 연예인 출연자 관련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를 벌인다. 내주부터 국정원이 ▲ 좌편향 간부 ▲ 무능·무소신 간부 ▲ 비리연루 간부로 분류해 퇴출 대상으로 지목한 피해자들을 불러 조사를 시작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다음 주부터 국정원이 만든 방송사 인사 개입 관련 문건에 등장한 PD, 기자, 작가 등을 출석시켜 조사하기로 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피해자 조사 등을 통해 국정원 고위층과 방송사 경영진 또는 방송사 담당 정보관과 간부들 간에 부적절한 의사 교환이 있었는지, 국정원의 언론장악 계획이 실제 실행됐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국정원은 좌편향 방송 간부에 대해선 '반드시 퇴출, 좌파세력의 재기 음모 분쇄'를 적시해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적폐청산TF 등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 시절 국정원은 방송사 간부와 프로그램 제작 일선 PD 등의 성향을 광범위하게 파악하고 정부 비판 성향이 있다고 판단한 이들의 교체 등 구체적인 인사 개입 방향을 담은 다수의 문건을 생산했다.

국정원이 2010년 6월 작성한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 쇄신 추진방안' 보고서는 "KBS가 6월 4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곧바로 후속 인사에 착수할 계획인데, 면밀한 인사검증을 통해 부적격자를 퇴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KBS 노조가 보고서의 세부 내용을 보도하고 명단에 오른 관련자들의 증언을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국정원은 2010년 2월 16일 원 전 원장이 'MBC 신임사장 취임을 계기로 근본적인 체질개선 추진'이라고 지시한 데 따라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향'이란 문건을 작성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