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팸족’(펫과 패밀리의 합성어) 1000만 명 시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로 늘어났다. 반려동물산업도 급성장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8000억원에서 2020년 5조8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어두운 그늘도 존재한다. 매년 버려지는 유기견은 10만 마리에 달한다. 층간소음으로 분쟁이 빚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한민국 1호 반려견심리전문가인 이웅종 연암대 교수(사진)는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쌤앤파커스)에서 국내 반려견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려인들이 지녀야 할 바람직한 자세에 대해 설명한다. 국내 반려동물 문화가 미성숙한 이유에 대해 그는 “개와 반려인, 반려인과 반려인, 반려인과 비(非)반려인 사이에 존중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개를 의인화해서 바라보지 말라”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예로 개에게 옷을 입히거나 과도한 염색이나 파마로 치장하는 반려인들의 행동을 지적했다. “개는 털이 있고 땀샘도 없어 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거기다 색맹이라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혀도 알아차리지 못해요. 주인이 자기만족감 때문에 개를 괴롭히는 거예요.”

개에 목줄을 묶지 않고 다녀 보행인에게 위협감을 주거나 큰소리로 짖는 걸 방치하는 주인도 많다. 이 또한 개를 사람처럼 대하느라 생기는 문제다.

“주인은 개가 답답할 거라며 목줄을 풀어줘요. 그런데 개는 목줄이 풀어지면 놀라서 도망가버려요. 몸에 변을 묻혀서 질병에 감염될 수도 있죠. 주인으로부터 안전하게 통제받고 싶은 개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개를 인간처럼 대해서 발생하는 행동이에요.”

이 교수는 철저한 준비를 한 뒤 개를 들이라고 조언한다. 주거 환경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좁은 집에 살면서 운동량이 많이 필요한 슈나우저나 비글을 키우는 건 개와 주인에게 모두 곤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개에 대한 교육이다.

“사람의 공간에 개를 들여놓았기 때문에 사람과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규칙’을 이해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잘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하고 잘못했을 때 벌을 주는 식으로요. 개를 사랑하는 건 좋지만 그 사랑에는 분별이 있어야 합니다. 정말 개를 사랑한다면 개를 사람처럼 대하지 말고 ‘개’로 바라보세요.” (304쪽, 1만5000원)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