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LS오토모티브 지분 47% 인수
LS그룹과 미국계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국내 1위 자동차 전장부품업체 LS오토모티브를 공동 경영하기로 했다. KKR은 또 LS엠트론이 보유한 동박(copper foil) 사업부 지분 100%를 인수한다. LS그룹은 이번 거래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엠트론은 KKR과 53대 47 비율로 합작사를 설립하고 LS오토모티브의 영업을 신설 합작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이날 체결한다. LS오토모티브의 총 기업가치(EV)는 약 7500억원으로 평가됐다. 순 차입금 약 2000억원을 제외한 지분(equity) 가치는 약 5500억원이다. 이와 별도로 KKR은 LS엠트론의 동박 사업부를 총 기업가치 기준 약 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두 건의 거래로 LS그룹에 6000~7000억원의 현금의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S엠트론은 LS그룹 지주회사인 ㈜LS가 100% 보유한 기계 및 전자부품 제조 자회사다.

LS그룹은 KKR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IPO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양측은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 태그얼롱(동반매도참여권) 조항도 계약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LS오토모티브는 1973년 대성전기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자동차 부품회사다. 2008년과 2011년 두차례 지분 인수를 통해 LS엠트론이 지분 100%를 확보했다. 자동차용 스위치, 렐레이, 센서 등을 생산해 현대자동차 등에 납품한다. 지난해 매출 9109억원에 영업이익 628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130억원 규모다.

LS엠트론 동박 사업은 자동차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동박 제품을 주로 만드는 사업부로 지난해 매출 약 1700억원에 영업이익 약 150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자동차 전지용 동박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KKR이 영업이익의 20배에 달하는 금액을 주고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LS엠트론은 삼성SDI, LG화학, 일본 NEC, 파나소닉 등 전 세계 리튬이온전지 업체 대부분에 전지용 동박을 납품하고 있다.

이번 거래로 LS그룹의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말 기준 ㈜LS의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6조626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00%에 달한다.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꼽히는 KKR은 2014년 오비 맥주를 AB인베브에 재매각한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조단위 거래를 성사시키게 됐다. KKR은 지난달 93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 3호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닛산자동차가 매물로 내놓은 자동차 부품업체 칼소닉칸세이를 4893억엔(약 4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자동차 전장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유창재/정소람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