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차별 너머 아름다운 차별로
'가난-편견 딛고 일어서는 이미쉘을 만나다
뉴스래빗 영상 실험 VR 스토리, 두번째 주인공은 가수 이미쉘 입니다. 그녀의 공연 현장과 스토리텔링을 VR 속에 결합합니다. 비욘세 노래 '헤일로(Halo)'를 부르는 이미쉘의 목소리부터 들어볼까요?
Chapter 1. 가난과 편견 그리고 외톨이
It's like I've been awakened
이제야 긴 잠에서 깨어난 것 같아요
Every rule I had you breakin'
내가 가졌던 모든 편견을 당신은 깨고 있어요
It's the risk that I'm takin'
내가 감당하고 있는 이 모든 위험들
비욘세(beyonce) - '헤일로(halo)' 中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님은 이혼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녀는 기억했다.
"어린시절 까무잡잡한 피부색 때문에 차별 당하는 일이 많았어요.
처음엔 친구들과 많이 싸웠죠. 나중에는 싸우는 게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꾹 참았죠.
그래도, "너네 나라로 꺼져"라는 말을 듣을 땐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가난과 인종 차별은 이미쉘을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
결국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은둔형 외톨이로 지냈다.
그렇게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명절 2~3일 빼고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Chapter 2. 오해로 인한 상처.."그냥 받아들였어요"
Remember those walls I built
내가 쌓은 저 벽들을 기억해요
Well baby they're tumbling down
글쎄요, 그들이 벽을 무너뜨리고 있어요
And they didn't even put up a fight
싸우지도 않고요
They didn't even make a sound
소리조차 내지 않아요
I found a way to let you in
당신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았어요
비욘세(beyonce) - '헤일로(halo)' 中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그 날, 엄마가 준 차비 1300원으로 찾아간 교회.
꼬마들이 부르는 캐럴을 듣고 감명을 받았다.
그 때부터 교회에 다니며 노래 연습을 시작했다.
자신처럼 상처 받은 친구들과 대화하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15살 되던 해 교회 교사가 검정고시를 권했다.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공부만 하던 날들.
6개월 뒤 중·고등 검정고시에 붙었다. 평균 97점 높은 성적.
2010년 동아방송예술대 영상음악계열에 진학한다.
MBC TV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가수 조관우의 코러스를 맡았다.
2011년 그녀를 눈여겨 본 한 작가의 권유로 SBS TV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 도전했다.
집에만 있던 외톨이가 방송 카메라 앞에 선 순간이었다.
이국적 외모에 풍부한 성량까지 우승 후보로도 거론됐다.
그러나 논란도 있었다.
성대 결절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당시 동료에게 "말 시키지"라며 차갑게 대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악마의 편집'. 이 한 장면으로 이미쉘은 이중적인 사람이라는 비난을 듣게 됐다.
시간적 연관이 없는 장면을 당시 PD가 의도적으로 이어붙였다고 이미쉘은 말했다.
"그 때가 합숙 중이었을 거에요.
휴대폰도 반납하고 TV도 K팝스타 본방송만 볼 수 있는 상황이었죠.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마의 편집'인걸 알았지만 따져 물을 수 없었어요.
저는 참가자니까요. 그냥 받아들이는거죠.
어린시절부터 참는 게 편하다는 걸 알았거든요."
Chapter 3.다시 5년 뒤, 비로소 무대 위
Everywhere I'm looking now
이제 어디를 바라보아도
I'm surrounded by your embrace
당신의 포옹에 싸여 있어요
Baby I can see your halo
당신의 후광을 볼 수 있어요
'K팝스타' 톱5에서 탈락했다.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 기회는 얻었다.
가수로서 승승장구 할 줄 알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속사를 떠나야했다.
"YG와 이미쉘의 음악성이 맞지 않는다"가 공식 발표였다. 사실상의 방출이었다.
방송에도 모습을 비췄다.
쉽사리 이름을 각인시키지 못했다.
그렇게 4년 여 세월이 흘렀고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JTBC TV '힙합의민족2'.
그녀는 신곡 '퀸즈(Queenz)'에 어린 시절을 풀어냈다.
"소리 질러봐라 그래 맘껏 떠들어
이제는 아무도 너 따위
신경도 안 쓸테니까
덩치만 큰 회사 업고 가느라
고생이 많아
쉬고 싶으면
조용히 골방으로 들어가
들어라 너에게 해주는 Opinion
이거 먹고 꺼져라 찾아봐 Naver
어떻게 하면 이미쉘처럼
될 수 있을까요
그래 이젠 나를 보고
너는 꿈을 키워라"
진솔한 자기 고백.
더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쏟아낸 힙합.
방송 후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이 랭크됐다.
네이버 TV캐스트 조회수는 110만을 넘었다.
피부색이 남달랐던 오디션 출연자에서 당당한 정식 가수로 무대에 서기까지,
그렇게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젠 제 노래를 따라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행복해요.
제 피부색이 아닌 가수 이미쉘로 주목해주는 거잖아요.
앞으로는 피부색 차별이 아닌 남과 다른 음악적 차별화로 나아갈 겁니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게 어쩌면 제 무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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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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