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산림안정화단계
도시림 사업으로 활용…제도적 뒷받침 필요
이우균 <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 교수 >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산림, 특히 도시림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최근 UN이 주창한 17개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에서 찾을 수 있다. SDGs의 11번째 목표인 ‘포용적(inclusive)이고 안전(safe)하며 복원력(resilience)을 지닌 지속가능한 도시 확립’을 지원하는 기능이 도시림에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육상생태계의 보전, 복원 및 지속가능한 이용 증진, 지속가능한 숲 관리, 사막화와 토지파괴 방지 및 복원, 생물다양성 감소 방지’라는 15번째 목표를 위한 도시림의 역할이 기대된다.
한국은 1960년대까지 산림 황폐화 단계를 겪다가 1970~1980년대에 산림 복원 단계를 거쳐 현재는 유럽 등 선진국과 같은 산림 안정화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에서도 SDGs에 따른 기능이 발휘되도록 도시림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 도시림은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을 고려한 포괄적이고 접근 가능한 녹지환경 조성 △안전하고 보편적인 접근권 제공 △시민에게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혜택 증진 등의 SDGs 전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한국은 인구의 91%가 도시에 살고,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전 지구적 차원의 기후변화에 적응해가야 한다. 도시림은 한국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해 관리해야 한다. 도시림은 도시민 누구에게나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장소가 돼야 한다. 노약자 등 다양한 시민층이 편히 접근 및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노인층을 도시림 일자리로 흡수할 수 있는 도시임업(urban forestry) 또는 도시림관리업무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
생태적 측면에서는 도시림의 환경생태적 기능이 잘 발휘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열섬완화 효과를 위한 녹지축 연결,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 증진을 위한 갱신 및 밀도관리, 종 다양성 증진을 위한 수종구성 및 산림시업(山林施業) 등을 도시림 관리에서 고려해야 한다. 그린벨트, 상수원보호구역 등도 그에 맞는 기능이 잘 발휘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포용적’ 관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도시림에 대한 무조건적인 행위제한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시림 기능을 크게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이용을 허용해야 하고, 도시와 인접한 산림(peri-urban forest)에 대해서도 단순한 도시림이 아니라 6차 산업과 같은 도시임업이 이뤄지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강구해야 한다.
이우균 <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