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재건축과 재개발, 다양하고 창의적인 낙후지역 리모델링 등을 통해 진화를 거듭한다. 현대 도시들은 자연촌락에서 그렇게 발전해간다. 촌락 아닌 도시에서만 분업이 발달한다. 이는 직업의 세분화·전문화로 나아간다. 그래서 인구가 모여들고 지식이 집적된다. 또 그것은 다시 분업을 고도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2011년 박원순 시장 부임 후 서울시정의 방향은 그러나 도시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마을공동체 사업이나 협동조합 캠페인이 강조되면서 부락공동체적 전근대 사회로 퇴행하겠다는 거냐는 비판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서울시의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도시의 본질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박 시장의 도시에 대한 이해도가 개선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별 새로운 내용은 없다. 기존의 개발사업들을 재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서울의 자생적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처럼의 서울시 개발 계획은 듣기 좋다. 청계천 복원조차 비판적이던 박 시장이었다. 도시의 본질과 속성을 잘 이해하는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