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세운상가 영등포 장안평 창동 등 시내 7곳을 ‘산업융합 도시’로 개발키로 했다고 한다. 이번 서울시의 도시 개발 계획에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도보공원화 사업도 들어있다. 또 이미 오래전에 윤곽이 드러났던 삼성동 한전부지~잠실운동장 일대의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산업 지역화 육성 방안까지 포함돼 있다. 박원순 체제의 서울시가 처음 추진하는 대형 도심재개발 프로젝트여서 주목된다. 서울시는 이 7곳을 필두로 다른 지역에서도 도시재생 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도시는 재건축과 재개발, 다양하고 창의적인 낙후지역 리모델링 등을 통해 진화를 거듭한다. 현대 도시들은 자연촌락에서 그렇게 발전해간다. 촌락 아닌 도시에서만 분업이 발달한다. 이는 직업의 세분화·전문화로 나아간다. 그래서 인구가 모여들고 지식이 집적된다. 또 그것은 다시 분업을 고도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2011년 박원순 시장 부임 후 서울시정의 방향은 그러나 도시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마을공동체 사업이나 협동조합 캠페인이 강조되면서 부락공동체적 전근대 사회로 퇴행하겠다는 거냐는 비판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서울시의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도시의 본질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박 시장의 도시에 대한 이해도가 개선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별 새로운 내용은 없다. 기존의 개발사업들을 재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서울의 자생적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처럼의 서울시 개발 계획은 듣기 좋다. 청계천 복원조차 비판적이던 박 시장이었다. 도시의 본질과 속성을 잘 이해하는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