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前정상 14명의 '포퓰리즘 반성'
“포퓰리즘은 민주주의 시스템의 병이다.”

1940년대 ‘페로니즘’ 이후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중남미 9개국에서 집권했던 전직 대통령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19일(현지시간) 비영리 시민단체인 글로벌피스재단(GPF) 주최로 열린 ‘글로벌피스컨벤션 2014’에 참석한 14명의 전직 중남미 대통령은 “빈곤층에 대규모 무상지원을 했지만 빈곤은 계속되고 있다”며 “대통령 재직 시 포퓰리즘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번 행사의 좌장을 맡은 루이스 알베르토 라카예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우리는 대통령으로 재직할 때 수많은 실수를 했다”며 “실패한 경험을 공유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처럼 대부분의 포퓰리즘 국가는 처음에는 경제 성장의 결과물을 분배한 뒤 최종적으로는 장기 집권으로 가는 게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카를로스 메사 전 볼리비아 대통령은 “포퓰리즘은 사람들에게 생선을 잡는 법을 가르치지 않고 생선을 나눠주는 방식”이라며 “포퓰리스트는 부(富)가 어떻게 생산되는지와 정당한 소득 분배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라우라 친치야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포퓰리즘을 ‘중남미에서 가장 나쁜 악’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좌파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대해 젊은 중산층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며 “중남미 국가가 빈곤을 탈피하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선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회의엔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등 9개국 14명의 전직 대통령이 참석했다.

아순시온=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