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향곡 제4번 e단조의 4악장은 ‘파사칼리아’라는 바로크 음악 양식에서 힌트를 얻었다. 상승음형의 6개 음표와 부가적인 2개 음표, 이렇게 8개의 음에 한 마디씩을 부여하고 역시 8마디씩으로 구성된 같은 조성의 30개 변주가 따르는 형식이다. 각 변주의 길이는 평균 20초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간단해 보이는 구조 속에 브람스가 구사한 음악적 장치는 실로 치밀하고 굳건하며 그 음향은 눈부시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식의 하나는 그 구조적 묘미를 탐색하는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