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금융당국의 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당국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1년 동안 금융실명 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과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해 ‘기관주의’와 과태료 3750만원을 부과받았다.

‘기관주의’는 5단계인 금융당국의 징계수위 가운데 가장 수위가 낮은 경징계에 해당하나 같은 징계를 또다시 받으면 중징계로 가중 처벌될 수 있다. CS는 또한 임원 2명이 ‘주의적 경고’를, 직원 3명이 각각 ‘견책’과 ‘주의’ 수준의 징계를 받는 등 총 5명의 임직원이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CS가 △총 1110회에 걸쳐 고객 매매주문 정보를 블룸버그 메신저 등을 통해 해외 기관투자가에 불법으로 제공했고 △해외고객 7598명의 거래내용을 최대 134명의 5개 해외 계열사 직원이 무단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증거금이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1433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온 것처럼 처리해 4개 선물·옵션 계좌에 대해 1128억원 규모의 주문을 받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한 해 동안 CS 임직원들이 받은 제재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20곳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