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소셜 데이팅…'SKY만 가입' 논란
온라인을 통해 이성을 소개받을 수 있는 ‘소셜데이팅’이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일부 소셜데이팅 사이트가 회원 가입 자격을 몇몇 대학 재학생·졸업생으로 제한해 또 다른 ‘대학 서열화’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밋바이스쿨(meetbyschool)과 스카이피플(sky-people) 등이 소속대학에 따라 가입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밋바이스쿨은 한양대·연세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서강대·이화여대·KAIST·포스텍(순서는 가입자 수) 등 9개 대학 출신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지난달 서비스에 들어간 스카이피플은 성별에 따라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대학이 다르다. 남성은 소위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재학생·졸업생만 가입이 가능하다. 반면 여성 가입자격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재학생·졸업생으로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 편이다.

이들 사이트 이용자는 대체로 서비스에 만족감을 표시한다. 한 대학생은 “다른 소셜데이팅에 비해 눈높이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상대방이 기재한 개인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원이 되려면 소속 대학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소속 대학에 따라 가입자격을 제한하는 소셜데이팅 사이트의 등장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시선도 적지 않다. 가입자격 제한이 너무 자의적인 데다 이성 간 만남에서까지 대학 서열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명문대 위주로 회원을 받는 밋바이스쿨에 대해 “굳이 이들 9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에게만 회원자격을 주는 근거가 뭐냐”는 비판이 많다. 스카이피플은 남성에 비해 여성의 가입자격(학벌)을 훨씬 완화한 게 문제가 되고 있다. ‘남자는 학벌(능력), 여자는 외모’라는 한국사회의 성차별적 가치관을 적나라하게 투영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스카이피플 측은 “비판이 있겠지만 소개팅시장의 ‘남초현상’을 감안한 조치”라고 말했다. 실제 성별을 고려하지 않는 밋바이스쿨은 남성 가입자가 2139명으로 여성 가입자(1022명)의 2배를 웃돌았다.

순수해야 할 젊은 날의 사랑이 통속적인 조건에 먼저 좌우되는 것 같아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한 네티즌은 “연애 상대를 찾는 과정에서부터 상대방이 다니는 대학을 우선해서 따져 걸러 내려는 세태에 씁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