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끄고…김황식 '침묵 시위'

'與경선 혼선' 문책 요구
모든 일정 취소하고 칩거

< 텅빈 김황식 캠프 > 28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 캠프의 모습. 연합뉴스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당의 경선 관리에 불만을 제기하며 28일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김 전 총리 측은 경선 보이콧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당을 압박하고 있다. 컷오프(예비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후보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경선이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전 총리 캠프 대변인인 유성식 전 총리실 공보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그동안 후보 3배수 추천 방침에서 2배수 추천으로, 다시 3배수 추천으로 입장을 바꾸는 등 무책임하고 오락가락하는 행태를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며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정확한 해명과 책임자 문책 등 당이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엄중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예정된 민생현장 탐방과 당원협의회 방문, 언론 인터뷰를 모두 취소한 것은 물론 휴대폰 전원도 끄고 잠적했다.

전날 열린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김 전 총리가 요구한 ‘양자 경선’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다 추가 컷오프 논의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박심’ 논란이 불거지며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는 등 일방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게 김 전 총리 측의 주장이다. 김 전 총리 캠프의 윤원중 특보단장은 이날 황우여 대표를 직접 찾아 공정한 경선 관리를 요청했다.

윤 단장은 이 자리에서 “김 전 총리는 정말 어려운 결단을 내려 경선 후보로 참여했는데 당이 잘못해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며 “당의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저희로서는 경선 일정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경선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의 경선 불참 가능성과 관련, “그런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며 좋은 결정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에게 대립각을 세웠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당이 무슨 결정을 내리든 따르겠다고 했던 분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경선을 보이콧하면 이는 그야말로 조변석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