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저장·거래할 수 있는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앱스토어에서 완전히 퇴출시켰다. 비트코인의 합법성 논란에 대한 애플의 공식 입장이라는 얘기부터 애플의 폐쇄성이 다시 한번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6일(현지시간) 애플이 마지막 남은 비트코인 지갑 앱 ‘블록체인’을 삭제하며 비트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소지를 완전히 차단했다고 전했다.

니콜라스 캐리 블록체인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측으로부터 어떤 사전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단지 애플로부터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해당 앱을 삭제했다’는 이메일만 받았다”고 밝혔다. 애플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블록체인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비트코인 앱으로 사용자 수가 250만명에 달한다.

애플이 비트코인 지갑 앱을 삭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트코인 합법성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11월 또 다른 지갑 앱 ‘코인베이스’를 삭제한 데 이어 지난달 ‘그리프’의 결제 기능도 금지했다. 아직 앱스토어에 남아 있는 비트코인 관련 앱은 결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의 운영체제(OS) iOS에서 구동되는 마지막 지갑 앱마저 삭제되면서 비트코인의 장래는 불투명해졌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애플 앱스토어 결제시스템과 경쟁할 만큼 성장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에서 비트코인 지갑 앱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