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주요 항에 국제 크루즈선 입항이 늘면서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 2일 중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제주항을 찾은 코스타아틀란티카호. 한경 DB
올 들어 국내 주요 항에 국제 크루즈선 입항이 늘면서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 2일 중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제주항을 찾은 코스타아틀란티카호. 한경 DB
27일 오전 8시 인천항 내항. 크루즈선인 바하마 선적의 보이저호(1만5000t급)가 입항하면서 조용하던 부두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배에서 내린 관광객 580명은 간단한 입국수속 후 관광버스에 올랐다. 중국 상하이에서 온 이 이들은 인천항에서 내려 인천과 서울 관광을 마친 뒤 이날 오후 6시 전남 목포신항으로 출발했다. 승객 로열 타임즈 씨(60·영국)는 “월드컵과 올림픽을 치른 한국에 처음 왔다”며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제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돌파를 향해 순항 중인 한국이 아시아 크루즈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제주 50만여명을 비롯해 부산 25만여명, 인천 19만여명, 광양 11만여명 등 올해 105만여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 크루즈선이 국내 취항을 시작한 2009년 7만6688명에서 5년 만에 13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올해 100만명 첫 돌파

2014년 국제 크루즈 관광객 '100만 시대' 열린다
올해 부산항을 찾는 크루즈선은 역대 최다인 131회, 관광객은 25만명으로 지난해 99회, 19만6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부산항은 올해부터 거쳐가는 곳이 아닌 모항으로도 거듭난다. 코스타크루즈사와 로얄캐리비안크루즈사가 오는 6월과 10월 부산에서 승객을 모집하기 때문이다. 3월엔 쿠나드라인사 퀸엘리자베스호를 비롯해 초호화선이 잇따라 입항하면서 초호화 크루즈 입항도 본격화된다.

제주는 올해 크루즈 관광객 50만명 시대를 연다. 제주항에는 연말까지 250차례에 걸쳐 50만명 이상이 들어와 지난해(184차례, 38만6139명)보다 관광객 수가 22%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진선 부산항만공사 글로벌마케팅 팀장은 “크루즈 관광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중국을 모항으로 출발하는 크루즈선사들이 중·일 관계 악화와 일본 원전 사고 여파 등으로 기항지를 일본 대신 한국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겨냥한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 확충·관광객 유치에 박차

인천시는 인천항에 올해 크루즈선이 105회(19만여명) 들어오면 19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광양과 목포·여수항을 통해 올해 크루즈선이 23회(11만여명) 찾는 전남은 9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또 제주와 부산도 각각 2500억원과 2000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의 크루즈 관광객 유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시는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오는 6월11~14일 아시아국제크루즈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또 내년 초에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완공하는 등 ‘해양관광 중심지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동북아 크루즈허브 도약 프로젝트’를 통해 2016년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2020년 2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우선 3월까지 제주외항 10부두에 크루즈 및 국제카페리 전용선석 1곳을 건설하고 7월까지는 제주국제크루즈여객터미널을 짓기로 했다.

인천시도 크루즈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을 2016년까지 건설하는 한편 크루즈 승무원 대상 설명회와 선사 및 여행사 관계자 초청 팸투어 등 홍보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광주·인천·부산=최성국/김인완/김태현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