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감시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 묘사…조지 오웰 소설 '1984', 美서 판매 급증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 파문이 ‘빅 브러더(big brother)’ 논란으로 번지는 가운데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관심은 1984의 매출이 갑자기 급증하는 기현상까지 몰고 왔다. 지난 10일 하루 동안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는 1984의 판매가 90% 이상 늘어 ‘무버스&셰이커스(movers&shakers)’ 17위에 올랐다. 무버스&셰이커스 리스트는 전날보다 판매부수가 월등히 증가한 화제의 도서들을 소개하는 목록이다.

오웰은 1949년 6월6일에 1984를 출간했다. 전체주의 지배 시스템 속에서 윈스턴 스미스라는 개인이 저항하다 파멸해 가는 과정을 섬뜩하게 그린 소설이다. 개인들을 통제하는 거대 권력 ‘빅 브러더’가 지배하는 사회를 묘사해 오랫동안 출판계는 물론 사회인문학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미 국가안보국이 비밀리에 시민 수백만명의 통화기록 등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영국 가디언의 특종 역시 공교롭게 지난 6일에 보도됐다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가디언은 이 현상에 대해 “사람들이 미국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과 오웰이 그린 빅브러더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84는 오웰이 옛 소련의 현실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돼 왔지만, 소설 속 오세아니아가 현재의 미국과 판박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