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표의 뮤지컬 시장 전망 "K팝 못잖은 한류 상품 될 것…뮤지컬펀드 조성·창작 인력 육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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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설앤컴퍼니
美·유럽 침체가 해외진출 호기…브로드웨이 맞설 콘텐츠 나와야
지역 공연장 확충이 최대 과제
美·유럽 침체가 해외진출 호기…브로드웨이 맞설 콘텐츠 나와야
지역 공연장 확충이 최대 과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의 뮤지컬 시장은 위축됐습니다. 9·11테러 때도 브로드웨이가 유례없는 위기를 겪었는데, 지금은 뮤지컬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로 신작에 대한 투자가 사라졌어요. 우리나라는 이런 위기 상황을 기회로 바꿀 저력을 가졌습니다.”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한국 뮤지컬 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인적·물적 인프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주도하는 뮤지컬 펀드를 조성하고, 창작 인력 육성에도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 30억원 규모이던 뮤지컬 시장이 올해 2700억~2800억원, 내년엔 3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2015년엔 최대 4000억원까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3000억~4000억원 시장이 되면 K팝처럼 해외 시장을 향한 전략을 짜야 합니다. 블루스퀘어 같은 전용 공연장은 물론이고, 공공 지원이 뒷받침된 펀드도 필요한 상황이죠.”
설 대표는 정부가 주도하는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면 우리 뮤지컬도 K팝처럼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영화의 발전 과정은 뮤지컬과 비슷해요. 정부가 나서서 영화진흥 정책을 폈고, 그 덕분에 올해 최다 관객수를 달성했는데 뮤지컬도 이렇게 산업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문화상품에 부가가치세를 차등화해 적용하죠. 순수예술은 아예 면세해야 하고, 상업 예술도 문화상품일 땐 세금을 감면해줍니다. 이런 건 우리가 개선해야 합니다. 엔젤, 매칭 펀드 등 공연계의 금융 기법도 더 선진화해야 합니다.”
뮤지컬을 산업으로 보지 않고 순수예술에 가깝게 해석하는 의견에 대해 설 대표는 “뮤지컬은 음악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라고 설명했다. 4대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은 철학적인 내용보다 대중성과 보편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 대표는 또 “뮤지컬은 50%가 콘텐츠, 50%는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작품 제작에 앞서 전문 마케팅 리서치 회사와 함께 철저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시장을 분석해 흥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잠재고객은 얼마나 될지, 이들을 어떻게 끌어들일지 전략과 전술을 짠다.
“지금 한국 뮤지컬 시장은 공급 과잉이에요. 뮤지컬을 쉬운 장르라고 생각하고, 부실한 작품을 많이 올리는데 거기에 실망한 관객들은 다시 뮤지컬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편수를 줄이고 양질의 작품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죠.”
그는 한국 뮤지컬 산업을 한단계 더 성장시키기 위한 과제로 지역 공연장 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서울에 집중된 공연장을 부산, 대구 등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키면 시장규모를 5000억원대로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뮤지컬은 산업화 초기 단계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모양새입니다. 이젠 브로드웨이와 정식으로 대결할 만한 콘텐츠가 나와야 할 때가 됐어요. 공연 상품은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이 아니라 늘 살아움직이는 것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절대로 긴장을 늦출 수 없어요. 안정적으로 공연을 올리고 실험할 수 있는 무대가 절실하죠. 좋은 공연 콘텐츠가 있어도 서울의 일부 관객만 볼 수 있는 지금의 구조로는 이 산업을 더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한국 뮤지컬 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인적·물적 인프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주도하는 뮤지컬 펀드를 조성하고, 창작 인력 육성에도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 30억원 규모이던 뮤지컬 시장이 올해 2700억~2800억원, 내년엔 3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2015년엔 최대 4000억원까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3000억~4000억원 시장이 되면 K팝처럼 해외 시장을 향한 전략을 짜야 합니다. 블루스퀘어 같은 전용 공연장은 물론이고, 공공 지원이 뒷받침된 펀드도 필요한 상황이죠.”
설 대표는 정부가 주도하는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면 우리 뮤지컬도 K팝처럼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영화의 발전 과정은 뮤지컬과 비슷해요. 정부가 나서서 영화진흥 정책을 폈고, 그 덕분에 올해 최다 관객수를 달성했는데 뮤지컬도 이렇게 산업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문화상품에 부가가치세를 차등화해 적용하죠. 순수예술은 아예 면세해야 하고, 상업 예술도 문화상품일 땐 세금을 감면해줍니다. 이런 건 우리가 개선해야 합니다. 엔젤, 매칭 펀드 등 공연계의 금융 기법도 더 선진화해야 합니다.”
뮤지컬을 산업으로 보지 않고 순수예술에 가깝게 해석하는 의견에 대해 설 대표는 “뮤지컬은 음악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라고 설명했다. 4대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은 철학적인 내용보다 대중성과 보편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 대표는 또 “뮤지컬은 50%가 콘텐츠, 50%는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작품 제작에 앞서 전문 마케팅 리서치 회사와 함께 철저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시장을 분석해 흥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잠재고객은 얼마나 될지, 이들을 어떻게 끌어들일지 전략과 전술을 짠다.
“지금 한국 뮤지컬 시장은 공급 과잉이에요. 뮤지컬을 쉬운 장르라고 생각하고, 부실한 작품을 많이 올리는데 거기에 실망한 관객들은 다시 뮤지컬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편수를 줄이고 양질의 작품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죠.”
그는 한국 뮤지컬 산업을 한단계 더 성장시키기 위한 과제로 지역 공연장 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서울에 집중된 공연장을 부산, 대구 등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키면 시장규모를 5000억원대로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뮤지컬은 산업화 초기 단계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모양새입니다. 이젠 브로드웨이와 정식으로 대결할 만한 콘텐츠가 나와야 할 때가 됐어요. 공연 상품은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이 아니라 늘 살아움직이는 것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절대로 긴장을 늦출 수 없어요. 안정적으로 공연을 올리고 실험할 수 있는 무대가 절실하죠. 좋은 공연 콘텐츠가 있어도 서울의 일부 관객만 볼 수 있는 지금의 구조로는 이 산업을 더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