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대출금리 인하, 각종 수수료 면제 등으로 순이익이 20~30% 급감할 전망이어서 비용 절감을 통해 순이익 감소폭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국민은행은 신설하거나 임차 계약이 만료돼 새 점포를 구해야 하는 70여개 점포에 ‘직원 1인당 사용 면적을 3분의 2로 줄이라’고 통보했다. 종전에는 1명당 39.6㎡(12평 내외)를 썼는데 앞으로는 26.4㎡(8평 내외)만 쓰라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점포 사용 면적을 줄이면 5명이 일하는 서울지역 점포에서 연간 최대 8500만원까지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들도 스마트폰, 인터넷 등으로 온라인 금융거래가 활성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점포 운영비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5대 이상 설치한 지점의 기기별 거래 건수를 모두 조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기별 거래량이 전체 평균에 미달하면 ATM을 거둬들여 관리비를 감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각 점포에 “불필요한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아예 점포를 매물로 내놓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내놓은 지점만 20여개다. 최근에는 서울 종로5가 인근의 지점 건물을 320억원에 팔았다. 이 외 올해 들어서만 3개 지점을 매각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눈물겹다. 은행들은 직원들이 사용하지 않은 연·월차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연말을 앞두고 강제휴가를 보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2만2000여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월차를 5일 이상씩 쓰도록 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 직원이 최소 5일씩만 휴가를 가더라도 적어도 240억원 이상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부부장급 이상 직원은 6일 이상 연월차를 의무적으로 쓰도록 했다.

박신영/이상은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