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핍박받는 인도 친구들이여, 영국으로 오라!”

인도를 방문 중인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사진)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 27일(현지시간) 인도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올랑드 정부의 사형집행을 기다리지 말고 런던으로 오라”고 말했다. 전날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부 장관이 인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세계 최대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에 “(감원하려면) 프랑스를 떠나라”고 압박한 것을 빗댄 것이다.

존슨 시장은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을 향해 “프랑스가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영국이 원한다”며 투자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런던은 세계 금융 중심지이자 비즈니스의 수도”라며 “73개 인도 회사가 런던증시에 상장돼 있다”고 런던의 장점을 홍보했다.

보수당의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시되는 존슨 시장은 프랑스 사회당 정부를 겨냥해 “상퀼로트가 파리를 장악했다”고 비꼬았다. 상퀼로트는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때 귀족과 왕당파, 혁명 온건파를 단두대에서 처형한 과격 성향의 도시 빈민층이다. 그는 “파리의 상퀼로트들이 자행하는 핍박을 참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인도 기업인들을 자극했다.

이는 같은 날 프랑스를 방문한 미탈 회장과의 면담에 앞서 올랑드 대통령이 “아르셀로미탈 측이 용광로 2기 폐쇄를 고집한다면 회사를 일시적으로 국유화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과 대비된다.

반기업정책과 관련해 영국이 프랑스를 자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6월 “올랑드 정부가 최고 소득세율을 75%로 올리면 영국은 레드카펫을 깔아놓고 세금 폭탄을 피해 프랑스를 탈출하는 부유층과 기업들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