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 '신사업 삼총사'로 재도약
스마트폰 지문인식·터치스크린·케이스 사업 본격화
OTP 사업 적자 났지만 신규분야 적극 개척…영업익 흑자전환 자신감
OTP 사업 적자 났지만 신규분야 적극 개척…영업익 흑자전환 자신감
안건준 크루셜텍 사장은 올해 ‘창업의 쓴맛’을 톡톡히 봤다. 스마트폰 입력장치 신기술 ‘옵티컬트랙패드(OTP)’ 하나로 창업 10년 만에 매출 2600억원대 기업을 일궜지만 올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해서다. 삼성전자를 박차고 나와 창업한 지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그는 위축되기는커녕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숨 돌릴 틈도 없이 전진해왔다”며 “계속 잘나갔으면 회사를 재정비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사장이 2001년 세운 크루셜텍은 광(光)센서로 움직임을 읽는 스마트폰 입력장치 OTP 전문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OTP를 개발, 블랙베리로 유명한 캐나다 림(RIM) 등에 집중 공급하며 작년까지 2억대 넘게 출하했다. 상반기 적자를 냈지만 수요가 준 덕분에 신흥 스마트폰 허브(베트남)에 둥지를 틀고 삼성전자와 HTC 등 신규 고객 개척에 공 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는 얘기다.
주력인 OTP가 상반기 주춤했지만 올해 경영계획은 전년 대비 약 13% 늘어난 3000억원 안팎이다.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안 사장은 “OTP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바이오트랙패드(BTP) 등 신제품들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TP는 기존 OTP에 지문인식솔루션을 추가한 제품이다. 크루셜텍과 미국 업체 어센텍이 지난 3년간 공동 개발해왔는데 애플이 최근 어센텍을 인수하며 스마트폰 핵심기술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애플이 신제품에 지문인식 기능을 넣기 위해 인수했다는 관측에서다.
안 사장은 “스마트폰 업계에서 제품에 본인·공인·성인 인증 등에 필수인 지문인식 기능을 넣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작년 말 어센텍과 결별한 이래 최근 선보인 신제품 반응이 좋아 연말엔 본격 양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애플을 제외한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의 BTP 시장을 석권하겠다”고 자신했다.
터치스크린 사업은 또 다른 기대주다. 종전 5개 층으로 이뤄진 터치스크린을 2개 층으로 구현, 초박막 및 노 베젤(테두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애플의 멀티 터치 특허도 피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는 “터치스크린 관련 시장은 연간 20조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시장”이라며 “스마트폰 기업과 공급계약이 임박했다”고 귀띔했다. 스마트폰 케이스 사업은 4분기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케이스 업체 참테크 중국 공장을 인수한 지 1년여 만이다.
전문가들도 신사업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문혁식 NH증권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방식의 터치스크린은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만한 기술”이라며 “BTP도 OTP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물론, 고객을 확대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OTP·BTP
OTP(옵티컬트랙패드)는 스마트폰 입력장치의 한 방식이다. 광학 센서를 이용해 빛으로 움직임을 감지하도록 만들어진 입력장치를 말한다. 캐나다 림(RIM)사가 블랙베리에 이 기술을 탑재하면서 유명해졌다. BTP(바이오트랙패드)는 OTP에 지문인식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간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각종 인증 등을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히고 있다.
수원=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