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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여름휴가, 난 뮤직 페스티벌로 간다"

[인사이드 Story] 음악축제에 빠진 대한민국…7~8월에만 10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토요일 밤. 해가 지자 일산 킨텍스에 하얀 옷을 차려입은 2만여명의 젊은이들이 우루루 몰려들었다. 파티 복장으로 한껏 멋을 부린 여성과 흰색 가면, 야광 액세서리로 꾸민 남성들. 입장 행렬만으로도 장관을 이뤘다. 이들은 일렉트로닉 음악 축제 ‘센세이션’의 드레스 코드에 맞춰 흰색 복장을 한 것.

밤 10시에 시작된 공연은 불꽃놀이와 디제잉, 분수쇼까지 선보이며 아침 6시까지 이어졌다. 이 축제는 12만5000원짜리 레귤러 티켓부터 150만원짜리 6인용 VIP테이블 177개까지 팔아치우며 2만50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센세이션’은 200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작된 유럽 최대 일렉트로닉 축제. 올해 맥주회사 하이네켄이 후원하면서 아시아 최초 개최지로 한국을 택했다.


지난해 5~6개였던 여름 음악 페스티벌이 올해 10개로 늘었다. 지산밸리 페스티벌 등 록 음악 중심이었던 축제에 일렉트로닉 장르까지 가세했다. 센세이션·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월드일렉트로니카 카니발 등이 새로 열리고 일본 최대 록페스티벌과 연계한 슈퍼소닉까지 등장했다.

장소도 다양해졌다. 바닷가와 수영장, 도심까지 확대됐다. 지난 10년간 음반 매출액이 최소 40% 폭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한민국이 왜 음악 페스티벌 중심지로 떠올랐을까.

업계에선 기업들의 협찬 열기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공연계에 따르면 국내 페스티벌 시장 규모는 2009년 92억원에서 지난해 189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226억원으로 예상된다.

음악 페스티벌의 ‘큰손’은 20대다. 구매력 있는 20~30대 청춘이 한 장소에 2만~3만명씩 모이는 대형 이벤트를 기업들이 놓칠 리 없다. 가족들과 페스티벌이 열리는 장소로 바캉스를 떠나는 30~40대도 많다. 식음료·의류·인터넷 기업들은 브랜드 노출과 프로모션에 열을 올린다.

CJ E&M이 주최하는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의 협찬사는 지난해 26곳에서 올해 30곳 이상으로 늘었다. 동아오츠카 하이트진로 아모레퍼시픽 스바루코리아 등 식음료 업체들이 합류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월드 일렉트로니카 카니발에도 버거킹 코카콜라 파파존스 세븐일레븐 등이 동참한다.

일렉트로닉 음악 축제인 UMF에는 다음 삼성카드 삼익악기 아르마니 티브로드, 슈퍼소닉에는 태원엔터테인먼트 인터파크 IBK기업은행 네이버뮤직 잭다니엘 등이 후원한다. 아무리 작은 페스티벌이라도 이틀간 맥주 매출만 1억원 이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여름 야외 페스티벌에 몰리는 관객들은 음료·주류 주요 소비자들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동남아 관광객들도 페스티벌의 ‘숨은 큰손’이다. 올해 UMF는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티켓을 동시에 팔았다. 전체 2만5000장 중 약 20%가 홍콩과 중국에서 팔려나갔다. 기획사 뉴벤처엔터테인먼트의 유진선 팀장은 “홍콩과 일본 관객들이 초반부터 몰렸는데 나중엔 항공편을 구하지 못하거나 숙박 시설이 부족해 취소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얘기했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국 문화를 가까이 접한 20대가 페스티벌에 몰리는 건 당연하다고 분석한다. 영국에선 2003년 이후 페스티벌 시장이 73% 성장했고 연간 670개의 페스티벌이 열린다. 미국에서도 10년간 라이브 음악 매출이 두 배 증가해 작년 46억달러를 기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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