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7년간 2000억 엔에 엘피다 최종 인수 계약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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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일 일본 D램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 메모리와 최종 인수계약에 서명했다.
3일 NHK방송은 마이크론이 내년에 엘피다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어 향후 7년간 2000억 엔을 인수액으로 지불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마이크론은 엘피다의 주력 공장인 히로시마공장에 640억 엔을 투자해 최신 설비를 설치하기로 했다. 인수 금액과 설비 투자비용을 합치면 엘피다에 총 2640억 엔을 투입하는 셈이다.
마이크론은 조만간 기술 전환, 생산설비 교체, 디자인 교체 등을 시작하고 이르면 내년 초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히로시마 공장을 포함한 근로자 전원은 해고 없이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로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세계2위 D램 반도체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크론의 세계 D램 시장점유율은 11.63%로 4위다. 엘피다의 점유율(13.14%)과 합치면 SK하이닉스(22.9%)를 추월하게 된다.
D램 업계 1위인 삼성전자에 맞서 공급과 가격 결정권에서 경쟁력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에게 오히려 득이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엘피다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으로 마이크론은 당분간 긴축재정을 할 수 밖에 없어 D램 공급이 축소된다는 것.
또 업계 전문가들은 마이크론과 엘피다는 국내 업체보다 개발 속도가 한 세대 가량 뒤져 있기 때문에 미세 공정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1999년 히타치제작소와 NEC의 D램사업부가 통합해 설립된 엘피다메모리는 D램 가격이 급락하고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돼 올 2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일본의 유일한 D램 반도체 업체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 대만, 미국 기업과 경쟁해왔다. 오는 8월21일까지 도쿄 지방법원에 회사 재생 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