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 디자인은 강렬하고 날렵한 스포츠카로서 부족함이 없다. 앞모습은 헤드라이트 아래 방향지시등을 안개등 위에 배치하고 강한 곡선으로 처리했다. 안개등은 헤드램프와 같은 검은색 커버로 씌워 통일성을 줬다.
고급스러움보다 실용성을 강조한 만큼 내부 디자인은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간결하다. 무광처리한 대시보드와 문 안쪽 및 시트 등 전체에 새겨진 빨간 스티치를 보면 오래된 차 같은 클래식한 느낌이 든다. 스티어링휠은 지름이 365㎜에 불과해 그립감이 좋다. 두 손에 딱 들어온다. 어깨넓이가 좁은 여성 운전자도 자유자재로 운전대를 조작할 수 있다. 핸들 깊이를 조절해 팔 길이를 맞출 수 있어서 편리했다.
운전석에 앉으니 도로에 납작 엎드린듯 낮은 차체가 인상적이었다. 안정감을 위해 지면에서 운전자 엉덩이까지 높이를 400㎜로 낮췄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웅’하는 배기음이 귀를 자극한다. 사운드크리에이터가 엔진의 흡기음을 실내로 고스란히 전달해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때 다양한 엔진음을 즐길 수 있다.
시속 180㎞까지 달려도 차체에 흔들림이 없었다. 공차중량 1280㎏(자동변속기 기준)의 경량 후륜 스포츠카답게 민첩하고 코너링도 날카롭다. 배기량 1988㏄의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고출력 203마력, 최대토크는 20.9㎏·m다. 최대 rpm은 7400. 최고출력이 7000rpm에서 터지는 고회전 엔진을 장착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자동변속기 기준 8.4초가 걸린다.
전동시트, 후방카메라, 내비게이션 등 편의사양이 없다고 불평하면 안 된다. 86은 온전히 운전에서만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주행성능과 관련 없는 부대장치는 차체 중량을 늘려 스피드를 방해하는 사치품으로 간주된다. 뒷좌석은 짐을 싣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키 160㎝의 여성을 뒤에 태웠는데 앞뒤 간격이 좁아 똑바로 앉지 못하고 옆좌석에 다리를 걸친 채 달려야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