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붙여 ‘짝퉁’ 제품을 팔아온 일행이 적발됐다. ‘고소영 가방’ ‘송혜교 가방’ 등 드라마에서 인기를 끈 ‘스타’들의 이름이 버젓이 이용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21일 짝퉁 5만여점을 중국에서 밀수하거나 국내에서 제조해 유통시킨 A씨(51) 등 일당 3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세관은 지난달 서울·경기도에 있는 제조 공장과 보관 창고 등 12곳에서 짝퉁 2만4000여점을 압수했다. 관세청이 압수한 현품 가운데 최대 규모로, 1 트럭 7대 분량에 달한다.

총책 A씨와 제조담당 B씨(54), 유통담당 C씨(44)는 2010년 1월부터 짝퉁 제품을 밀수·제조해왔다. 정품 시가로는 총 500억원에 해당한다. 위조 상표는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해외 상표부터 빈폴, MCM 등 국내 상표까지 20여개에 이르렀다.

가방, 지갑, 선글라스, 시계, 액세서리 등 품목도 다양했다. 조사과정에서 처음 적발된 루이비통의 중국산 짝퉁 가방의 경우 정품에는 없는 ‘LV’ 양각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이들은 짝퉁 제품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이태원·남대문과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 소매상을 통해 유통시켰다. 제품 가운데 일부는 보험회사 등의 고객 사은품으로도 사용됐다.

이들은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붙여 짝퉁 제품을 소개하는 자체 카탈로그를 제작했다.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에 출시된 루이비통의 120만원짜리 한정판 지갑은 중국에서 위조 제조해 국내에서 10만원에 판매했다. 세관 관계자는 “특A급은 비교적 단속이 덜한 중국에서 제조하고 품질이 낮은 제품은 국내에서 제조하는 것이 최근 추세”라며 “중국산 짝퉁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과거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