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총선 앞둔 그리스, 대규모 뱅크런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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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 2차 총선을 앞둔 그리스에서 대규모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이 발생하고 있다. 생활필수품을 사재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총선에서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승리할 경우 ‘그렉시트’가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최근 그리스에서 선거를 앞두고 예금 인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13일 전했다. 지난 2년간 재정위기가 계속되면서 그리스 은행에서 예금이 꾸준이 빠져나갔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 은행에 예치된 자금 중 현재까지 354억 유로가 인출됐다. 전체 예금액 중 17% 감소한 수치다. 최근 들어 예금 인출액은 더 커지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지난 몇 일간 대형은행들로부터 하루 5억~8억 유로, 소형은행에서도 1000만~3000만 유로씩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소매상과 시민들의 사재기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통조림과 같은 식료품이 대상이다. 자영업자 조직인 상인연맹(ESEE)의 바실리스 코르키디스 대표는 “상인들이 그리스가 드라크마 통화를 도입하면 화폐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이 심해진 것은 오는 17일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긴축에 반대하는 시리자가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루머가 그리스에 급속히 퍼졌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각 당들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고의로 허위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것이 그리스 여론 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거 결과가 예측불허인 점도 원인이다. 선거 전 마지막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긴축 정책을 주장하는 신민당이 23.4%, 시리자가 22.1%를 득표할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스 정당들은 최근 부동층의 표심을 노린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신민당 대표는 13일 “그리스는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기존의 구제 금융안을 재검토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신민당은 극우파가 주장해 왔던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방안’도 선거 공약으로 내놨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