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최고치 '대조'
40대 후반~50대 후반 중장년·고령 세대의 은퇴 시기가 점차 늦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1년 새 20대 청년 실업률은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길어진 수명에 대비하기 위해 중장년·고령 세대가 은퇴를 늦추고 일을 더 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용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층의 취업이 어려워지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45~59세 노동기대여명 14.2년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중·고령 세대의 노동력 구조 및 노동기대여명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5~49세 남성의 노동기대여명은 21.2년으로 2001년 동일 연령대 남성(19.2년)보다 2년 늘어났다. 여성은 13.8년에서 14.6년으로 0.8년 증가해 연령대 전체적으로는 노동기대여명이 16.5년에서 17.8년으로 1.3년 증가했다.
50~54세의 노동기대여명은 2001년 12.9년에서 2011년 14.1년으로 1.2년, 55~59세는 9.7년에서 10.6년으로 0.9년 각각 늘었다.
노동기대여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사람들이 앞으로 그만큼 일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의 이번 조사 대상인 45~59세의 평균 노동기대여명은 14.2년. 이들이 35~49세였던 10년 전 노동기대여명은 20.0년이었다. 10년 동안 나이는 열 살 더 먹었지만 노동기대여명은 5.8년 줄어드는 데 그쳤다. 즉 10년 만에 동일 세대의 은퇴 시기가 4.2년 늦춰졌다는 뜻이다.
이 세대는 1952~1966년 출생자 총 112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2.7%를 차지한다. 취업자는 835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3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세대의 지난해 고용률은 74.1%로 10년 전(70.8%)보다 3.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55~59세의 고용률은 62.5%에서 67.4%로 4.9%포인트나 올랐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이들 세대의 노동시장 잔류기간이 늘어나면서 고용시장 전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청년 실업률은 증가세
반면 20대 청년층의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4월 고용동향’에서 20대 실업률은 8.6%로 지난해 4월(8.7%)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월별 기준으로 청년 실업률이 지난달보다 높았던 적은 지난해 3월(9.3%)과 4월 두 차례밖에 없었다.
연간 청년 실업률은 2009년 7.9%를 기록한 뒤 2010년 7.8%, 2011년 7.4% 등 조금씩 낮아졌다. 하지만 올 들어 1월 7.7%에 이어 2월과 3월 8.3%를 기록하는 등 3개월 연속 8%대를 넘어섰다. 올 들어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실업률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와 비교할 때 특기할 만한 현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제 환경이 나빠지고 있어 향후 청년 고용 여건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