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천사 '서울시 봉사왕' 김한수 주무관 "40년전 받은 선물 돌려주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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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부터 年 50회 이상 봉사
비리 200건 적발 '청백리 대상'
상금으로 피아노 사서 기증
비리 200건 적발 '청백리 대상'
상금으로 피아노 사서 기증
1972년 경북 칠곡군 천평리에 사는 12살 소년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선물을 받았다.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온 새 옷과 쌀이었다. 누나와 단 둘이 어렵게 살던 그가 처음으로 받은 어린이날 선물이었다. 그 소년은 “어른이 되면 어려운 어린이들을 도우며 살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로부터 40년 후 소년은 고아들과 장애아동을 찾아다니며 봉사하는 ‘어린이들의 천사’가 됐다.
주인공은 서울시 수도권교통본부에서 근무하는 김한수 주무관(52·사진)이다. 그는 서울시 직원들 사이에선 ‘봉사왕’으로 불린다. 1996년부터 매년 최소 50회 이상 중증장애시설, 소년원, 고아원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위 동료들이 ‘봉사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기자와 만난 김 주무관은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알려지고 싶지 않다”며 한사코 거절하다가 간신히 인터뷰에 응했다.
김 주무관은 봉사활동 중에서도 고아와 장애아동 등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에 매진한다. 그는 “어렸을 때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서 배고픔과 설움을 견뎌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어린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시각장애아동들이 살고 있는 한빛맹아원을 2000년부터 거의 매주 찾아 목욕과 배식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그가 이곳을 찾은 횟수만 25번에 달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이곳을 방문한 셈이다. 처음엔 김 주무관 혼자서 이곳을 찾았지만 지난해부터는 서울시 직원 200여명과 함께 봉사활동을 한다. 헌신적인 그의 봉사활동을 보고 감동했다는 게 주위 동료들의 설명이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던 그는 서울시 기술직 9급으로 입사한 후에야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야간대학을 다니며 학위를 받았다. 이 때문일까. 그는 2007년 안양소년원에서 책이 없어 검정공부를 못하고 있다는 사정을 우연히 전해듣자마자 자비를 들여 책을 보내줬다. 책을 받은 45명의 아이들 중 44명이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주무관은 어린이들에겐 한없이 자상한 천사지만 평일이 되면 엄격한 공무원으로 변한다. 지난해 10월 그는 청렴결백하고 공직에 헌신한 공무원에게 주는 서울시 ‘하정 청백리’ 대상을 받았다. 김 주무관은 지난해 시 감사관실 조사과에 근무하면서 200여건이 넘는 비리를 적발했다. 주위 동료들이 한 번만 봐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당시 받았던 상금 500만원으로는 피아노 한 대를 구입해 한빛맹아원에 기증했다.
김 주무관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돌이켜보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며 “신체적으로 정상적인 몸을 가진 것만 하더라도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주인공은 서울시 수도권교통본부에서 근무하는 김한수 주무관(52·사진)이다. 그는 서울시 직원들 사이에선 ‘봉사왕’으로 불린다. 1996년부터 매년 최소 50회 이상 중증장애시설, 소년원, 고아원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위 동료들이 ‘봉사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기자와 만난 김 주무관은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알려지고 싶지 않다”며 한사코 거절하다가 간신히 인터뷰에 응했다.
김 주무관은 봉사활동 중에서도 고아와 장애아동 등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에 매진한다. 그는 “어렸을 때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서 배고픔과 설움을 견뎌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어린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시각장애아동들이 살고 있는 한빛맹아원을 2000년부터 거의 매주 찾아 목욕과 배식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그가 이곳을 찾은 횟수만 25번에 달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이곳을 방문한 셈이다. 처음엔 김 주무관 혼자서 이곳을 찾았지만 지난해부터는 서울시 직원 200여명과 함께 봉사활동을 한다. 헌신적인 그의 봉사활동을 보고 감동했다는 게 주위 동료들의 설명이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던 그는 서울시 기술직 9급으로 입사한 후에야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야간대학을 다니며 학위를 받았다. 이 때문일까. 그는 2007년 안양소년원에서 책이 없어 검정공부를 못하고 있다는 사정을 우연히 전해듣자마자 자비를 들여 책을 보내줬다. 책을 받은 45명의 아이들 중 44명이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주무관은 어린이들에겐 한없이 자상한 천사지만 평일이 되면 엄격한 공무원으로 변한다. 지난해 10월 그는 청렴결백하고 공직에 헌신한 공무원에게 주는 서울시 ‘하정 청백리’ 대상을 받았다. 김 주무관은 지난해 시 감사관실 조사과에 근무하면서 200여건이 넘는 비리를 적발했다. 주위 동료들이 한 번만 봐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당시 받았던 상금 500만원으로는 피아노 한 대를 구입해 한빛맹아원에 기증했다.
김 주무관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돌이켜보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며 “신체적으로 정상적인 몸을 가진 것만 하더라도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