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은 3년 가량 지난 의류를 해체,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조립한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21일 선보였다. 연간 약 40억원에 달하는 의류를 소각하는데, 이 비용을 아낌과 동시에 의류 해체 작업을 장애인들에게 맡겨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

코오롱은 이날 강남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윤희(여성복) 박기수(남성복) 이승예(가방) 박진(티셔츠) 등 독립 디자이너들과 협업해서 만든 래코드 제품 100여점을 공개했다. 가방의 경우 코오롱의 디자이너 브랜드 쿠론에서도 제작에 참여했는데, 맨스타 청바지와 쿠아 원피스, 헨리코튼 재킷과 쿠론의 짜투리 가죽 등을 붙여 독특한 남성용 서류가방(49만원)을 만드는 식이다. 또 마크제이콥스의 원피스와 시리즈의 가죽재킷, 헤드의 티셔츠를 붙여 만든 여성용 가죽재킷(128만원)과 같은 제품은 단 1점씩만 제작됐다.

래코드의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한경애 코오롱 이사는 “독립 디자이너들과의 작업을 통해 그들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고 또 너무 빨리 소비되는 패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며 “기존의 재고 제품을 뜯는 데서부터 장애인들에게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래코드 제품의 단가가 비싼 편이지만 ‘소비 그 이상의 가치를 사십시오’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한 100여점의 래코드 제품들은 지적장애인 단체 ‘굿윌스토어’에서 담당했다.

유행이 지난 옷을 분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만드는 영국의 리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정키 스타일링’과도 협업했다. 각기 다른 제품을 뜯어서 만들기 때문에 똑같은 디자인, 똑같은 소재의 옷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판매는 5월 초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면서 시작할 계획이다. 8월께 단독매장도 열고 여러 편집숍(여러 브랜드를 모아 파는 매장)에 입점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가격은 티셔츠 12만~19만원대, 바지 29만~49만원대, 재킷 49만~89만원대, 가방 19만~49만원대.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