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이트레이드1호 스팩에 피합병된 하이비젼시스템은 1분기 보고서에 127억원의 합병 비용을 반영해야 한다. 하이비젼과 합병하는 이트레이드1호 스팩이 높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합병기일인 1월26일 이전에 주가가 크게 오른 탓이다. IFRS를 적용할 경우 합병 기준일 스팩 주가(3185원)가 주당순자산가치(1933원)보다 높으면 이 부분만큼을 합병 비용으로 산정해야 한다. 실제 스팩의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한 만큼 비용을 매긴다는 의미이다.
한 회계법인 회계사는 “영업이나 현금흐름에는 아무런 영향 없이 회계상 비용으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국제회계기준이 스팩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 빚어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HMC스팩과 합병한 화신정공도 43억원의 합병 비용을 작년 감사보고서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화신정공의 지난해 매출은 1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60.9%나 급감했다.
작년 8월 스팩과 합병한 알톤스포츠도 합병 과정에서 10억원가량의 비용을 반영했으며 지난달 29일 합병이 승인된 서진오토모티브도 20억원가량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합병기일인 4월3일까지 주가가 오르면 합병 비용은 더욱 증가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회계기준에서는 합병 비용을 손익계산서상 인식하지 않고 자본차감계정에만 반영한다”며 “손익으로 인식하도록 한 IFRS에 대해 한국회계기준원에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국회계기준원은 IASB에 스팩의 합병 비용 반영이 기업의 실질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하고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권성수 한국회계기준원 조사연구실장은 “IASB에 해석서나 기준 변경 등을 공식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