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6500여개 품목의 의약품 가격이 한꺼번에 낮아져 건강보험의 약품비 지출이 1조7000억원 정도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27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올해 1월1일 이전 건강보험에 등록된 의약품(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일괄 약가 인하를 4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특허가 끝난 약의 보험 상한 가격을 특허 만료 전 수준의 53.55%(현재 68~80%)까지 일괄적으로 낮추는 등 약가 제도 개편에 따른 것이다.

약가 조정 대상은 약제 급여 목록표상 전체 1만3814개 품목 가운데 47.1%인 6506개 품목이며, 평균 인하율은 21~22%다.

인하 대상이 아닌 품목을 포함, 전체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 기준으로는 평균 14%의 가격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금액으로는 건보재정에서 1조2000억원, 본인 부담금 5000억원 등 1조7000억원의 약품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만 약 7000억원의 보험 재정을 아끼고 이에 따라 올해 건강보험료 인상폭도 2.8%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5.9%였다.

이날 건정심 회의에서는 의원급 외래조제 의약품관리료 산정 기준도 재조정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의료기관에서 외래 조제할 경우 ‘의약품 관리료’ 산정 기준을 ‘조제일수’에서 ‘방문건수’로 바꿨으나 이후 모니터링 결과 의원급, 특히 장기 처방이 많은 정신과 의원 등의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건정심은 다시 조제일수별로 17개 구간으로 나눠 차등 보상하는 방식을 의결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