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기업 심층분석
폐가구 재활용…탄소 저감효과 年 31만5000t
포름알데히드 없는 '인체 무해' 기술로 시장 석권
○‘친환경’에서 찾은 비즈니스 모델
동화기업은 친환경 제품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가는 케이스다. 주력 제품인 파티클보드(PB)와 중밀도섬유판(MDF)은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이다. 원목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재활용 목재로 만들기 때문이다. 제재소에서 나오는 톱밥이나 나무 부스러기 등 원목 부산물, 건설 현장이나 가정에서 배출되는 폐목재, 산에 버려진 나무 토막 등이 원료다. 이를 작은 조각 형태로 잘게 부수어 압축한 것이 PB다. 나무 조각을 섬유 상태로 분해했다가 압축한 게 MDF다. 사무용 가구, 주방 가구, 서랍장, 장롱 등 가구를 만드는 데 쓰이는 자재들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PB나 MDF의 원료인 폐목재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여파로 동화기업은 연산 14만㎥ 규모의 인천 가좌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동화기업은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등 수도권 22개 지방자치단체들과 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생활 폐가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각 지자체는 매년 폐가구재 물량에 대한 입찰을 실시하고, 동화기업은 경쟁 입찰을 통해 해당 지자체가 수집한 폐가구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수도권 지자체들이 수집하는 폐가구는 연간 4만~5만t 안팎이다.
동화기업은 국내 PB시장의 37%, MDF시장의 21%를 차지하는 선두업체다. 동화기업이 폐목재를 재활용해 생산하는 PB는 연간 53만㎥, MDF는 41만㎥ 안팎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원목 수입대체 효과만 연간 1200억원 안팎이다. 재활용하는 폐목재를 소각할 경우 들어가는 800억원의 소각비용도 절감하는 셈이다. 폐목재 매립이나 소각에 따른 환경 오염을 방지한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연간 31만5000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도 올리고 있다. 김만식 동화기업 보드영업본부장은 “보드산업은 경제·환경적 측면에서 목재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며 “동화기업은 가구 및 건설업과 같은 후방 산업의 토대가 되는 기간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표시제도’ 첫 도입
동화기업은 친환경 제품 개발에서도 한발 앞서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구에서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을 제한하는 환경 규제가 정비되기 전부터 친환경 가구 제조를 위한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펼쳐왔다. 2009년 4월 친환경 가구 자재 프리미엄 브랜드인 ‘동화에코보드’를 선보였다. 또 ‘친환경 자재 등급 표시 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보드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E2 등급의 PB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ℓ당 1.5㎎ 이상인 E2 등급의 가구 자재 사용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동화기업은 친환경 등급의 PB제품을 기존 E2등급 가격대로 공급, 친환경 PB 사용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동화기업은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거의 없어 원목처럼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슈퍼 E0등급의 보드 상용화 기술도 확보했다. 슈퍼 E0등급은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ℓ당 0.01㎎ 이하다. 연내 슈퍼 E0등급의 보드를 생산, 국내 가구 및 건자재업체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친환경 보드 제품을 통해 가구업체들이 더 안전한 친환경 가구를 제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가구업체들과 ‘친환경 공생’
동화기업은 가공보드인 멜라민 페이스드 보드(MFB)를 통해서도 친환경 보드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가공보드는 표면을 마감하는 소재의 종류에 따라 구분되는데 비닐(PVC)을 표면재로 사용한 가공보드인 비닐접착보드(VOB)가 가장 일반적이다. 현재 표면재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비닐은 가격이 저렴하고 물성과 가공성이 뛰어나지만, 화학 처리된 소재인 데다 접착제를 사용해 비닐을 보드에 부착하기 때문에 소각할 때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방출되는 단점이 있다.
동화기업이 생산하는 MFB는 비닐 대신 다양한 색상과 패턴이 인쇄된 종이를 사용한다. 특수 원지를 멜라민 수지에 담갔다가 건조시킨 뒤 열과 압력을 이용해 PB나 MDF에 붙이면 MFB가 된다. VOB와 달리 화학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보드 원재료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한샘, 리바트, 퍼시스 등 국내 가구업체들이 원하는 패턴에 맞춰 MFB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MFB를 통해 가구업체들은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물론 특유의 패턴 디자인으로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