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유발 정도ㆍ사업자 구분 등 양 측 주장 전혀 달라
삼성ㆍKT 간 힘겨루기에 애꿎은 소비자 피해 가중 지적도
스마트TV 인터넷 망 사용료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KT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KT가 10일 적정한 수준의 망 사용 대가를 내라며 삼성전자 스마트TV에 대해 접속 제한을 단행하자 삼성전자는 즉각 조치를 철회하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KT 조치는 대기업으로선 하지 말아야 할 행위" 라며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KT는 "네트워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소리를 하고 있다" 며 "삼성 스마트TV는 민폐TV"라고 맞받아치는 등 양 측의 대립이 점점 소모전으로 치닫고 있다.
◆ KT "삼성 스마트TV로 1700만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피해"
KT는 13일 오후 2시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전자 스마트TV로 인해 1700만 명에 달하는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10시 삼성전자가 설명회를 열고 KT 주장을 반박한 데 따른 대응이다.
김효실 KT 대외협력실 상무는 "자체 측정 결과 삼성 스마트TV의 3D급 콘텐츠가 유발하는 트래픽은 최대 20~25Mbps까지 흐른다" 며 "특히 처음 다운로드를 시작할 때는 32Mbps까지 트래픽에 흘러 네트워크에 과부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3D를 포함해도 3~11.8Mbps에 불과한 IPTV 데이터 양과 차이가 있다는 것.
앞서 삼성전자는 스마트 TV에서 사용되는 HD급 용량은 1.5~8 Mbps 수준으로 IP TV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는 네트워크에 대해 전혀 모른다" 며 "그쪽에서 밝힌 것은 평균적으로 계산한 트래픽이고, 통신사인 KT는 최대치를 기점으로 해서 망 투자를 해야만 안정적 품질 보장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KT가 만든 (인터넷) 고속도로에 (삼성전자 스마트TV라는 ) 대용량 화물 차량이 달리고 있는 상황" 이라며 "이로 인해 KT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TV는 민폐 TV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는 또 트래픽을 유발하는 애플 아이폰은 놔두고 삼성전자만 접속 제한을 한 것은 차별이란 삼성 측 주장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김 상무는 "아이폰의 경우 트래픽을 발생시킨다는 전제로 유통되는 기기로 TV와는 성격이 다르다" 며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통사는 이런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전에 충분히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스마트TV 제조사인 LG전자는 망 이용 대가를 포함해 성실히 협상에 응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통신사의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 삼성 "애플은 놔두고 삼성TV만 차단, 망 중립성 위배되는 차별"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제조사가 무조건 네트워크 사용료를 내야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삼성 측 입장에 대해 "삼성 스마트 TV는 IP TV, CA TV와 같이 별도 방송 플랫폼을 제공하는 모델" 이라며 "단순 제조사가 아닌 방송ㆍ스마트 미디어 프리(Pre)-IPTV 사업자"라고 지적했다.
김태환 KT 상무는 "삼성전자의 현행 수익모델은 애플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며 "기본적으로 광고 판매, 1차 화면 프리 앱 입점료 및 오픈 마케에서의 유료 콘텐츠 판매에 따른 수익을 분배 등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별도 수익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삼성전자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
김 상무는 "대가 부과는 해외에서도 이미 논의가 시작된 글로벌 트렌드" 라며 "지난해 유럽 통신사들은 대용량 트래픽을 발생하는 구글 유튜브 등에 대해 별도 과금 방침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은 그러나 "KT의 일방적인 접속 제한은 다수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대기업이 하지 말아야 할 행위" 라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의혹을 나타냈다.
양 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이번 일로 스마트TV를 제대로 시청하지 못하는 소비자 불편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TV 중 KT 인터넷망을 쓰는 소비자가 30만 정도로 추산된다" 며 "삼성전자와 KT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비싼 스마트TV를 사놓고 콘텐츠를 이용하지 못하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