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던 금융업종에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규제 리스크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던 금융주에 또 다른 리스크로 발목을 잡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업종지수는 지난 1개월 사이 15.3% 올랐다. 코스피 수익률과 비교해도 7% 가까이 아웃퍼폼(수익률상회)했다.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을 감안한 적정 밸류에이션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중 유동성 확대와 시스템 리스크 감소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원화강세(환차익) 기대에 기인한 외국인 순매수가 올해 들어 금융주의 강세 배경"이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수급 공백으로 인한 기관 투자자의 매수 증가와 유로존·미국 등 대외변수의 호전 기대도 동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전된 수급과 유동성 공급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규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개선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모두 2월 임시국회에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 1.5%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거를 앞둔 상황을 고려할 때 가맹점수수료율 대폭 인하는 시간문제"라며 "섣불리 규제 리스크 끝을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카드사 평균 가맹점수수료율은 2.0% 내외로 이 법률안이 통과될 경우 가맹점수수료율 인하폭은 약 50bp로 추정된다"며 "카드사 전체 영업수익에서 가맹점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하기에 50bp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는 카드사 수익에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가맹점수수료율 50bp 인하를 가정할 경우 삼성카드의 2012회계연도 예상 세전이익 감소폭은 64.3%, 신한지주의 경우는 15.4%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우려에 삼성카드는 이날 오후 2시29분 현재 3.66% 내린 4만2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신용카드사들도 내달부터 연체 이자율을 소폭 내리기로 결정한 점도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카드사들은 내달부터 연체 이자율을 소폭 내리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에 연체이자율을 변경하는 카드사는 신한, 삼성, KB국민, 하나SK, 롯데카드로 시중 은행계 카드사들은 지난 10월 이미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연체이자율 변경 방법은 두 가지인데 신한카드의 경우 정상 금리 세분화, 금리와 연체일수에 따라 0.5~1.0%포인트를 인하했으며 타사들은 금리 기준(구간세분화) 변경을 통해 연체이자율 인하 효과를 부여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이자율 감소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카드 업계에서는 연체이자율 인하가 이자 수익을 약 100억원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카드업계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순영업수익의 0.4%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실질적인 이자수익 감소는 제한적이나 전반적인 규제 환경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면서 "감독당국의 신용카드 발근 건수 제한에 이어 나온 연체이자율 인하는 결국 감독당국의 신용카드사의 외형확대 방지와 건전성 강화를 위한 규제 강화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