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째 영광굴비 가공, 맛의 비밀은 OO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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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둑이라 불리는 굴비는 전남 영광군의 지역특산물로 영광굴비, 법성포굴비라는 이름으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자린고비가 천장에 걸어놓고 봤다는 그 생선이 바로 영광굴비라는 유명한 설화가 있을 정도다. 특히 설날과 추석 등 명절에는 한우세트와 더불어 대표적인 선물세트로 손꼽힌다.
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으로 특히 국내산 참조기를 쓴 영광굴비가 가장 유명하다. 영광굴비는 영광 법성포 칠산 앞바다에서 잡은 참조기이므로 법성포굴비라고도 한다.
이 굴비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염장이다. 4대에 걸쳐 영광 법성포에서 참조기 가공에 매달리고 있는 서민우 씨는 "증조부님께 '장이 달아야 국이 달다'는 속담을 귀가 닳도록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는 기초가 되는 것이 좋아야 그 결과도 좋다는 참뜻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염장을 하는 노하우와 정성 없이는 전통 그대로의 맛을 내거나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대째 영광 법성포 굴비를 가공하는 만선수산굴비는 물 좋은 참조기만을 엄선하여 염장에서부터 건조까지 덕장의 손으로 일일이 챙겨 가공된다. 1932년 증조부가 영광 법성포로 이주하면서 4대째 오직 참조기 가공에 매달려 고집스럽게 전통의 맛 그대로 빚어온 것이다.
섶간 참굴비는 천일염을 뿌려 간을 한다는 섶간 가공기술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다른 지역에선 천일염을 탄 물에 조기를 담갔다가 건져 말리는 수준의 일명 물굴비를 가공하지만 영광에서는 조기 아가미에 천일염을 채우는 것을 시작으로 일일이 뿌려 섶간, 켜켜이 잰 후 건조시킨다. 굴비업체마다 각각 소금의 양과 절인 시간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 조금씩 맛의 차이를 보인다.
고추장 굴비라는 독특한 굴비도 있다. 일반적인 굴비와 달리 고추장에 굴비를 재워 입맛 없을 때 맨밥과 같이 먹으면 제격이다. 이 밖에 말린 굴비, 조기보다 알이 굵은 부세를 염장해 말린 부세굴비 등 굴비의 종류도 다양하다.
굴비 빚는 덕장의 3대, 서기봉 만선수산굴비 대표는 “집안 대대로 굴비가공에 매달리면서 모든 과정에 있어 빚어내는 손이 정직 하지 못하면 좋은 맛을 낼 수도 없고 유지할 수 도 없다는 장인정신이 기본”이라며 “처음 영광에 둥지를 틀고 굴비 염장을 시작한 조부를 가문의 영광으로 삼아 굴비가공 덕장집안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4대째 굴비가공에 매진하고 있는 만선수산굴비는 굴비가공 종가답게 덕장 진굴비 브랜드로 거듭나 명품 브랜드로 성장하며 진굴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