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고 없애거나 오히려 늘리거나…기업들 위기극복 엇갈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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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테스코, 3000개 품목 30% 가격 인하
日맥도날드, 도심 수백개 매장 폐쇄
아메리칸항공, 460대 발주 '호황' 미리 대비
日닛신, 설비투자…미니스톱은 매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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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항공, 460대 발주 '호황' 미리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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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영국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소비를 줄이는 고객들을 붙잡으려 물건 값을 30% 이상 내리기로 했다. 일본 맥도날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수백개의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반면 항공기 400여대를 매입하기로 한 아메리칸항공처럼 위기를 기회로 삼아 투자에 나서는 곳들도 많다.
◆가격 내리고 몸집 줄이고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오는 26일부터 매장에서 판매하는 물품 3000여개의 가격을 30% 이상 내리기로 했다. 테스코는 우유 파스타 과일 야채 등 식료품 가격을 주로 인하할 예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총 할인액이 5억파운드(92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가격 인하"라고 설명했다.
테스코가 가격 인하에 나선 이유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어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소비자들은 기름값과 전기요금이 인상되자 식료품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영국 주요 슈퍼마켓의 지난달 매출이 1.3% 하락하는 등 유통업체들이 소비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브레이셔 테스코 영국 부문 사장은 "소비자들의 80%가 '쪼들리는 중산층'이 됐기 때문에 이에 맞춰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몸집을 줄이는 곳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맥도날드가 지난해 430개의 매장을 폐쇄한 데 이어 올해도 수백개의 매장을 줄이기로 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일본 맥도날드는 주로 도심 지역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으며 대신 교외 지역 점포를 대형화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에 탄 채로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drive-thru)'로 매장을 바꿀 예정이다.
◆위기를 기회로
미국 3위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앞으로 5년 동안 380억달러(40조1000억원)를 들여 460대의 새 항공기를 매입하기로 했다. 260대는 에어버스에서,200대는 보잉에서 각각 구입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단일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올해 전 세계 항공업계 순익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인 69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아메리칸항공은 불황이 끝나고 찾아올 호황에 대비하기 위해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미국 투자은행 맥심그룹의 레이 네이들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미래와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대형 식품 체인인 닛신그룹은 핵심 생산시설인 요코하마 공장에 내년까지 50억엔(7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제조설비를 개선해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내수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
일본 편의점 체인인 미니스톱은 지난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100개의 신규 점포를 세우기로 했다. 훼미리마트도 지진 피해 지역 신규 점포 수를 기존 계획 대비 5배 늘리기로 결정했다. 지진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곳보다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두 회사의 판단이다.
이태훈 기자/도쿄=안재석 특파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