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간 디벨트는 7일 "스위스 기업들이 알프스 산속 깊은 곳의 지하 벙커에 금을 비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상당수 스위스 기업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알프스에 조성된 지하 요새나 벙커에 금을 비롯해 △회사의 귀중한 자산 △주요 고객 데이터 등을 보관하고 있다. 기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금융자산을 금이나 귀금속과 같은 현물로 교환한 뒤 보안이 철저한 옛 군사시설에 저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위스 기업 관계자는"은행에 귀중한 자산을 예치했다가 은행이 폐쇄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이 같은 조치를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산속 벙커를 찾는 기업이 늘면서 알프스산에 이 같은 시설을 지어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도 탄생했다. '스위스 포트녹스'라는 기업은 알프스 산맥 암벽에 지하 저장소를 건설한 뒤 "금융위기는 물론 지진과 홍수에도 안전한 저장시설"이라며 판매에 나섰다. 금 같은 자산을 비롯해 회사의 기밀 데이터와 주요 고객 정보 등 전자정보 보관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스위스 우리주(州) 암스테크에 있는 옛 벙커들을 자산 보관시설로 재활용하는 회사인 스위스골드금고의 한스 마우러 회장은 "안전자산이라는 금도 어딘가에 저장해야만 한다"며 "기업들이 위기의 순간에도 구매력을 유지하고 자산을 지키려는 욕구가 강한 만큼 알프스 벙커를 사용하고 싶다는 기업의 문의가 최근 들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