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제형사재판소(ICC)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 대해 반 인류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 재판부는 27일(현지시간)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과 카다피의 친척인 압둘라 알 세누시 군 정보국장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했다.현직 국가원수를 대상으로 ICC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는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이어 카다피가 두 번째다.앞서 ICC 검찰은 5월 16일 이들 3명에게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재판부의 체포영장 발부로 ICC 검찰은 카다피를 비롯한 3명의 피의자 신병 확보에 나설 수 있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카다피 정권이 트리폴리에서 굳건히 버티는 한 이들을 체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하지만 카다피의 국제적 입지가 좁아진 것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카다피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국제사회는 반색했다.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성명을 발표해 ICC의 카다피 체포영장 발부를 환영했다.라스무센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은 카다피 정권이 점점 더 고립무원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음을 재확인시키는 것”이라며 “이로써 민간인 보호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의 명분은 더 확고해졌다”고 밝혔다.

반면 리비아 정부는 ICC의 체포영장 발부를 비난했다.리비아 모하메드 알 카무디 법무장관은 이날 트리폴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비아는 ICC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ICC는 제3세계 지도자들을 기소하기 위한 서방 세계의 기구”라고 말했다.이날 NATO의 리비아 공습 100일을 맞아 리비아 정부는 카다피가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