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악화] 원자재 이어 유가까지 치솟아…공포에 짓눌린 글로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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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스태그플레이션
중동産 원유 공급 차질…경기 다시 추락 가능성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 커져"…美·유럽 '공포지수' 치솟아
중동産 원유 공급 차질…경기 다시 추락 가능성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 커져"…美·유럽 '공포지수' 치솟아
중동의 민주화 시위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그림자가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가 급등하고 뉴욕 증시에서 S&P 500지수는 2% 이상 급락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빚어지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0.13%포인트 하락한 연 3.46%를 기록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세계 석유수출 12위 국가인 리비아에서 석유 생산에 차질을 빚자 투자자들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재연될 것을 우려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퇴진을 거부하고 강경진압을 경고하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층 증폭됐다. 유가 상승은 기업에는 생산비 증가로,소비자에게는 구매력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미국은 가계 소비의 9%를 에너지 비용으로 지출한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지출이 늘어날수록 다른 제품 구매를 줄일 수밖에 없다. 제품 수요가 줄면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꺼리면서 전체 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회사인 핌코의 모하마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중동의 민주화 시위로 인한 유가 급등이 세계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블룸버그TV에 나와 "경기 회복 국면에서 예전처럼 탄력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는 서구 국가들이 고유가 폭탄을 맞으면 경제가 다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 에리언 CEO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재고를 확충하려는 가수요까지 가세해 국제유가가 과도하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튀니지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와 달리 리비아와 바레인 사태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돼도 금융위기 때처럼 미 달러 자산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워낙 큰 탓에 미 달러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재정감축에 따른 성장률 둔화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돼 온 유럽 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공포지수 급등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CBOE에서 거래되는 VIX는 전일 대비 27% 급등한 20.80을 기록했다. 작년 12월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유럽 증시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측정하는 VDAX-NEW 변동성지수는 장중 한때 6.6% 급등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석유생산량의 36%를 차지하는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석유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면 석유 파동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룹원트레이딩 도미닉 살비노 스페셜리스트는 "중동 사태로 국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포 지수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다 유가 급등이 기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뉴욕 증시는 작년 11월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월가 일부 전문가들은 리비아 소요사태 등이 장기화돼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주가가 5~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동발 민주화 시위의 배경이 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 등 일부 신흥국들이 과도한 긴축으로 대응하게 되면 글로벌 경기회복은 급격히 모멘텀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신흥국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의 성장동력 역할을 해왔으며 최근들어서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 등 잇단 긴축조치도 취해왔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이에 따른 정치 불안까지 증폭 시킴에 따라 신흥국의 정책 선택의 폭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 변동성지수(VIX)
volatility index.시카고선물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S&P500 지수옵션의 내재 변동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예상치를 반영한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나타내 '공포지수(fear index)'라고도 불린다. VIX지수가 클수록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뜻이다. VIX에 맞춰 유럽선물거래소(EUREX)는 VDAX,VSTOXX 등을 개발해 지수선물 등으로 상장했다. 한국에서도 2009년 4월부터 같은 성격의 VKOSPI를 산출,발표한다. CBOE는 발생 가능성이 극도로 낮은 9 · 11테러 같은 일의 가능성을 측정하는 블랙스완 지수를 23일 도입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세계 석유수출 12위 국가인 리비아에서 석유 생산에 차질을 빚자 투자자들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재연될 것을 우려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퇴진을 거부하고 강경진압을 경고하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층 증폭됐다. 유가 상승은 기업에는 생산비 증가로,소비자에게는 구매력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미국은 가계 소비의 9%를 에너지 비용으로 지출한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지출이 늘어날수록 다른 제품 구매를 줄일 수밖에 없다. 제품 수요가 줄면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꺼리면서 전체 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회사인 핌코의 모하마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중동의 민주화 시위로 인한 유가 급등이 세계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블룸버그TV에 나와 "경기 회복 국면에서 예전처럼 탄력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는 서구 국가들이 고유가 폭탄을 맞으면 경제가 다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 에리언 CEO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재고를 확충하려는 가수요까지 가세해 국제유가가 과도하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튀니지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와 달리 리비아와 바레인 사태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돼도 금융위기 때처럼 미 달러 자산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워낙 큰 탓에 미 달러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재정감축에 따른 성장률 둔화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돼 온 유럽 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공포지수 급등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CBOE에서 거래되는 VIX는 전일 대비 27% 급등한 20.80을 기록했다. 작년 12월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유럽 증시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측정하는 VDAX-NEW 변동성지수는 장중 한때 6.6% 급등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석유생산량의 36%를 차지하는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석유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면 석유 파동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룹원트레이딩 도미닉 살비노 스페셜리스트는 "중동 사태로 국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포 지수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다 유가 급등이 기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뉴욕 증시는 작년 11월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월가 일부 전문가들은 리비아 소요사태 등이 장기화돼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주가가 5~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동발 민주화 시위의 배경이 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 등 일부 신흥국들이 과도한 긴축으로 대응하게 되면 글로벌 경기회복은 급격히 모멘텀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신흥국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의 성장동력 역할을 해왔으며 최근들어서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 등 잇단 긴축조치도 취해왔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이에 따른 정치 불안까지 증폭 시킴에 따라 신흥국의 정책 선택의 폭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 변동성지수(VIX)
volatility index.시카고선물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S&P500 지수옵션의 내재 변동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예상치를 반영한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나타내 '공포지수(fear index)'라고도 불린다. VIX지수가 클수록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뜻이다. VIX에 맞춰 유럽선물거래소(EUREX)는 VDAX,VSTOXX 등을 개발해 지수선물 등으로 상장했다. 한국에서도 2009년 4월부터 같은 성격의 VKOSPI를 산출,발표한다. CBOE는 발생 가능성이 극도로 낮은 9 · 11테러 같은 일의 가능성을 측정하는 블랙스완 지수를 23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