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카카오톡이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반응은 이처럼 뜨겁지 않았다. 첫달에 입소문을 타고 10만명 정도가 가입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8월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S가 나오면서 사용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제범 카카오 대표는 "스마트폰 시장이 100만대를 넘어서면서 카카오톡 사용자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75%가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톡은 전체 스마트폰 유저 800여만명 중 600만명이 사용하고 이들이 매일 1억건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필수 서비스가 됐다. 2억명이 가입한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서 하루에 1억1000만건의 단문 메시지가 올라온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업계에서 카카오톡을 '가장 강력한 소셜네트워킹 툴'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1997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으로 메신저(1999년),싸이월드 미니홈피(2003년) 등을 거쳐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많은 커뮤니케이션 툴이 등장했지만 이처럼 빠른 시간 내 성장한 서비스는 없었다.


◆모바일 시대의 소통 주도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뭘까. 업계와 전문가들은 사람들의 소통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키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카카오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달리 자신이 잘 아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며 "별도의 비용 없이 이야기와 감성을 나눌 수 있는 '공감 커뮤니케이션'은 큰 매력"이라고 평했다.

김범수 카카오 사장도 이런 점에 착안,카카오를 개발했다. "모바일 시대가 온다고 해서 사람들의 기본 욕구가 갑자기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아주 조금 달라질 뿐이다. " 김 사장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앱을 고민하다 사람들의 주소록에 주목했다. 그리고 메신저에 없는 그룹대화 기능,친구 추천 기능 등을 넣어 카카오톡을 만들었다.

기존 커뮤니케이션 툴은 모두 최소한 하나 이상씩의 약점을 갖고 있다. 이메일은 실시간 대화가 불가능하다. 메신저는 이동하면서 이용하기가 불편하고,문자메시지는 여럿이 함께 대화가 안되는 데다 돈이 든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지만 사생활이 노출되거나 알고 싶지 않은 남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카카오톡은 이런 단점을 대부분 해소했다. 무료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그룹 채팅도 가능하다. 기존 메신저로 하던 것들을 이동 중에 할 수 있다. 돈도 안 들고 제한도 없다. 자기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사람들 중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과 연결하기 때문에 모르는 이들에게 노출되던 사생활 문제도 해결했다.

◆수익모델 다양해질 듯

카카오톡의 당면한 문제점은 수익 모델 구축이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커뮤니케이션 툴의 공통된 약점은 수익 모델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카카오톡도 최근까지 그랬다. 카카오톡은 지난해 말 선물하기 기능을 추가해 수익 창출에 시동을 걸었다. 시작하자마자 하루에 수천만원어치씩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톡은 막강한 사용자 기반을 발판으로 더욱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업계에선 국내 최대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한 카카오톡이 소셜네트워크를 넘어서 소셜게임과 소셜커머스 등의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자동으로 가입자가 증가하는 구조"라며 "어떤 회사든 모바일 사업을 할 때 카카오톡의 네트워킹이 필요하기 때문에 쇼핑이나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