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epic AI 연간 플랜

[취재여록] 길잃은 부산 금융중심지법

"한 해가 가는데 부산 금융도시 기반구축은 까마득하네요. 정부 지원과 재원 마련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부산 금융도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부산시 금융중심지기획단과 국제금융중심지센터 관계자들은 오는 28일 부산 문현금융단지 착공식을 준비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작년 1월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산업은 항만산업과 함께 부산을 이끌어가는 2대 핵심산업이다. 하지만 금융단지에는 2013년 6월 완공 목표로 입주 기업의 건물만 하나둘 올라가고 있을 뿐이다. 정작 부산 금융시장을 움직여 나갈 국내외 기업 유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 공공기관만 내려오면 뭐하느냐,기업이 와서 금융활동을 해야지"란 말이 공공연히 나도는 이유다.

부산 금융계가 뒤숭숭한 이유는 아직까지 금융중심지 육성법안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금융중심지에 입주하는 금융기관에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는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6개월째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금융중심지기획단의 한 직원은 "법이 빨리 통과돼야 기업에 지원할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데,지난 6월 법사위에 넘어간 이후 감감무소식"이라며 혀를 찼다.

금융중심지 육성기금 마련도 문제다. 부산시가 외국 금융회사와 선박금융기관 설립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키로 한 1000억원 상당의 기금은 아직 한 푼도 예산에 반영되지 못했다. 부산대의 한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기업 유치는 엄두도 못 낼 형편"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지금 당장 기금을 확보하고 금융기업을 유치해도 제대로 될까말까인데 동작이 너무 느리다"고 꼬집었다. 부산 특성에 맞는 선박금융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실행계획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대표도 "부산에선 월 1회 이상 금융세미나가 열리지만 그 내용은 2년 전이나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논의에서 벗어나 실물경제를 가동시킬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얘기다. '부산금융도시 도약'이 헛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실행력을 보여야 할 때다.

김태현 부산/사회부 기자 hyun@hankyung.com
  1. 1
  2. 2
  3. 3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1. 1
  2. 2
  3. 3
  4. 4
  5. 5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