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정부 · 여당에 대한 강공 행보를 시작했다. 손 대표는 4일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 정부의 국민을 무시하는 특권과 반칙,반서민,반평화에 결연히 맞설 것"이라며 "민주당은 4대강 예산처럼 우리나라를 파괴하고 경제흐름을 왜곡하는 정책,남북관계를 단절하는 이 정부의 반평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손 대표는 회의에 이어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황식 국무총리를 연달아 만난 자리에서도 각을 세웠다. 손 대표는 정 수석에게 "올해 냉해와 폭염 때문에 모든 농작물이 피해를 봤고 거기에다 4대강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며 "당장 급하니까 배추를 수입할 순 있겠지만 진정한 공정사회를 실현하려면 국민 일상을 더 챙겨달라"고 배추값 파동 사태에 대한 정부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정 수석은 "4대강 사업을 배추 파동과 연관짓는 것은 전혀 사실 왜곡"이라며 "유통 과정에서 매점매석에 대한 우려가 있어 철저히 조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김황식 총리와의 면담에서도 손 대표는 "공정사회를 실현한다는 것이 서민들과 평범한 국민에겐 아주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죄송한 말씀이지만 대통령이나 총리가 냉해가 있고 폭우피해로 농작물 피해가 많을텐데 (배추값 파동에) 미리 대비하라고 얘기했으면 이렇게 안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총리는 "저도 공정사회가 형식적이고 정치적인 구호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왜 불공정하다고 국민이 체감하는지 알아보고 그걸 기초로 해결방법을 각 부 장관들과 많이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로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묘소에서 참배한 뒤 방명록에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눈으로 보고 국민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는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합'정신을 계승해 당내 화합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손 대표는 정책위 의장,사무총장,대변인 등 당직개편에 대해선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조영택 원내대변인은 "새로 구성된 집단지도체제에 따라 당대표가 어떤 사안을 결정할 수 있는지,어디까지가 최고위 의결이 필요한지 살피는 작업을 이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