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규모 '씨앤엠' 최대 관심, 호황 때 고가 베팅…성과는 부진
경영권을 인수해서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모투자펀드(PEF)의 투자회수(exit)가 잇따르고 있다. PEF가 도입된 지 6년째 되면서 만기가 도래한 초창기 PEF들이 투자회수에 속속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굵직굵직한 기업 매물들이 인수 · 합병(M&A) 시장에 줄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PEF 투자회수 러시
PEF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투자회수기를 맞고 있다. 2005년 9월에 설립돼 이달 중에 만 5년이 지나는 PEF는 칸서스3호(출자약정액 1505억원)를 비롯해 MBK파트너스(1조원),보고펀드(5010억원),신한PE(3000억원) 등 7곳(총 3조3500억원 · 해산된 PEF 제외)에 이른다.
오는 26일이 만기인 칸서스PEF3호는 보유 중인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메디슨 지분 40.94%를 팔기 위해 최근 우리투자증권 등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인 코너스톤PE도 부산 소주업체 대선주조를 팔기 위해 대우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제1호 PEF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파트너스1호가 지난 5월 투자기업인 플랜트 설비업체 성진지오텍(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지분 26%를 포스코에 넘겼다. 2005년 3월 조성된 우리투자증권의 마르스1호는 330억원가량 투자했던 샘표식품 지분 29.97%를 팔기 위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만기 도래 따른 추가 매물 잇따를 듯
만기가 아직 남아 있는 PEF들도 굵직한 매물을 M&A시장에 내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PEF의 큰손'으로 통하는 MBK파트너스와 보고펀드의 행보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MBK는 케이블TV업체인 씨앤엠과 HK저축은행을 보유한 PEF다. 씨앤엠은 투자규모가 2조원에 달했던 만큼 언제 매물로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다.
토종펀드를 주창한 보고펀드도 아이리버 실트론 비씨카드 동양생명 등에 투자했다가 동양생명 일부를 제외하곤 아직 회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MBK와 보고펀드는 만기가 9년 또는 10년으로 다른 PEF보다 길어 시간이 남아 있지만 워낙 대형 매물이라 시장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기 6년 짜리인 신한PE의 신한-국민연금1호는 2006~2007년 투자했던 CJ미디어,CJ GLS,씨디네트웍스를 대상으로 투자회수에 착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가 인수 탓에 성과 부진
PEF들이 좋은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대부분 시장이 좋았던 2006~2008년에 기업을 비싸게 인수했기 때문에 당초 기대만큼 높은 성과를 올리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희망자와 매각당사자인 PEF가 제시한 가격 차이가 워낙 커 딜 자체가 무산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 PEF 관계자는 "메디슨이나 대선주조 씨앤엠 모두 PEF가 기업가치에 비해 비싸게 사들여 만족할 만한 엑시트를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PEF들이 만족할 만한 가격에 기업을 팔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1~2년 만기 연장을 요청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재우 보고펀드 공동대표는 "투자회수를 하는 데 있어서 경기상황이 매우 중요한 만큼 보고펀드 설립 당시 만기 9년에 2년 연장 가능하다는 조건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었다"며 "글로벌 기준이 만기 10년인데 일부 PEF의 만기는 이의 절반 수준이어서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 PEF(사모투자펀드)
Private Equity Fund.소수의 기관투자가나 '큰손' 투자자들로부터 적게는 수백억원,많게는 수조원의 자금을 모아 기업 인수 · 합병(M&A) 등을 통해 고수익을 내는 일종의 '바이아웃(buyout) 펀드'다. 2004년 12월 허용됐으며,등록된 PEF는 지난 7월 말 기준 129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