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도 수원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 야간 일일 교사로 특강에 나섰다. 어려웠던 청소년 시절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긍정적 사고로 희망을 잃지 말 것을 주문했다. 특강 대상은 인근 기업체에 근무하는 청소년 47명이 야간에 교육을 받고 있는 산업체 특별학급이다. 이 대통령도 집안이 어려워 포항 동지상고 야간 과정을 다녔다.

이 대통령의 특강 메시지는 '꿈 최선 도전 감사' 등 네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야간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힘들게 다니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을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중학교 때 좋은 선생님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며 "선생님이 그래도 고등학교는 보내라고 하려고 우리집을 찾아왔는데 그럴 형편이 못되는 것 같아 나를 시골 야간고(동지상고)로 데려갔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낮에는 장사해서 돈을 벌고 밤에는 공부하는 생활을 했다"며 "뻥튀기 장사하는데 하필이면 여학교 앞에서 시작했다. 학생들이 오면 창피해서 숨고 학생들이 빠지면 다시 앞으로 나오고 하다가 밀짚모자를 쓰고 학생들이 오면 고개를 푹 숙였다가 학생들이 가면 장사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어머니가 그걸 보고 '네가 뭐가 그렇게 창피하고 부끄러우냐.네가 돈을 벌어서 학교를 다니는데 더 당당해야 한다. 부모님들이 돈을 대주고 학교 다니는 학생들보다 더 나은 것 아니냐'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어머니에게 서운했지만 밤새도록 생각했다. 부끄러워 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당당해야 한다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 올라와 청계천 헌책방 주인의 권유로 대학 시험을 친 것,환경미화원 생활을 하면서 대학 다닌 것,당시 중소기업이었던 현대건설에 입사한 얘기 등을 들려줬다. 이 대통령은 "야간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으니까 대학에 간 것"이라며 "이 학교 졸업장이 매우 중요한 때가 생길 수 있다. 소극적으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항상 꿈을 가져야 한다. 꿈을 가진 사람과 안 가진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다. 안되는 핑계는 수천,수만 가지가 있다. 실패를 두려워 해선 안되고 도전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재벌 총수들이 먹고 노는 것 같죠? 나이 80인데 20년 걸릴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 90세 다 된 사람이 120층,130층 건물을 짓고 싶어 한다. 그렇게 해서 큰 기업가가 되는 것"이라며 도전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비관만 하고 남 탓만 했으면 오늘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고 한 후 "마지막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