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 · 중 · 일 FTA는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해온 것이 저간의 사정이었다. 각국의 산업 및 교역구조가 달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까닭이다. 지난 2000년 초에도 3개국 국책연구기관들이 FTA 체결을 위한 공동연구에 나섰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이유다.
한 · 일,한 · 중 간 쌍무협상 또한 마찬가지다. 한 · 일 양국은 2003년 10월 FTA협상개시를 선언했지만 한국은 제조업의 고질적인 대일무역적자 확대 우려로,일본은 농업분야의 반대로 인해 이듬해 협상이 중단됐다. 한 · 중 FTA는 논의가 더욱 조심스러운 실정이다. 중국과의 FTA 체결시 중국산 저가 공산품과 농수산물이 우리나라 관련 산업기반을 송두리째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일본 역시 농업부문의 막대한 피해 때문에 중국과 FTA 체결을 꺼려왔다. 결국 앞으로 한 · 중 · 일 FTA는 숱한 난관과 함께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물론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한 디딤돌로서 3국간 FTA는 가야할 길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3국이 개방의 이익을 극대화하고,각 나라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해법찾기가 매우 어려운 만큼 서두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피해가 유발되지 않고,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부분부터 하나씩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나가면서 전면적인 FTA로 진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3국간 상호 시장개방폭의 확대,관세 및 비관세 장벽 완화,통상마찰 예방을 위한 공정무역환경의 조성 등 순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제안한 것처럼 우선 3개국 투자협정을 통해 상호 투자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유용한 방안일 것이다.